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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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통 KT맨’ 박윤영, ‘B2C’ 사업 경험 없어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은 KT CEO에 네 번이나 도전한 정통 KT맨이다. 박 전 사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토목공학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KT가 한국통신이었던 1992년 네트워크기술연구직으로 입사한 뒤 SK로 이직했다가 다시 KT로 돌아왔다. 이후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 기간 융합과 미래 사업, 기업 사업 등을 맡으며 B2B(기업 간 거래) 사업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사업 경험도 풍부하다. 박 전 사장은 2019년 말 구현모 전 대표와 KT CEO 자리를 놓고 경쟁한 바 있다. 이후 2020년 12월 KT를 떠났다.
일각에서는 그가 KT CEO가 되기 위한 최종 관문까지 세 번이나 갔음에도 실패한 이유에 대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 경험이 없다는 점과 경영 공백을 꼽는다. B2C 부문은 여전히 KT 영업 수익의 60%가량을 차지한다. KT 내부 관계자는 “KT가 통신과 AI 사업을 아우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통신업의 기본인 B2C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은 약점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다른 KT CEO 후보자들이 전자공학,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것과 달리 토목공학을 전공한 것도 박 전 사장의 약점이다”라고 말했다.
◇ 주형철, SK컴즈 대표 시절 싸이월드 ‘해킹 사고’
1965년생인 주 전 보좌관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이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 SK텔레콤 유비쿼터스 총괄을 맡았고, SK C&C 기획본부장과 글로벌사업실장을 거쳐 2008년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대표를 맡아 싸이월드 이용자를 늘리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주 전 보좌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차관급)을 역임했다. 또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및 사회제도혁신위원장,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이 외에도 경기연구원장, 이재명 캠프 정책본부 부본부장 등을 지냈다. 그의 풍부한 정책 경험은 강점이다.
하지만 2011년 SK컴즈 대표 시절 싸이월드·네이트 해킹으로 약 3500만명의 정보가 유출되며 회사를 떠난 전력이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KT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해킹 사고가 있었음에도 신임 수장으로 해킹과 무관하지 않은 인물을 뽑는다면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 홍원표, 삼성SDS CEO 출신 풍부한 경험
홍 전 부회장은 통신 연구개발(R&D)부터 모바일, 플랫폼, AI, 클라우드, 보안까지 정보통신기술(ICT) 전 영역을 두루 경험했다. 그는 1960년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벨연구소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뒤 한국통신프리텔(KTF 전신) 상무·전무를 지내며 이동통신 사업 경험을 쌓았다. 2007년 삼성전자에 합류해 모바일사업부 글로벌 제품전략 부사장, 미디어솔루션센터장을 맡았다.
홍 전 부회장은 삼성SDS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90%에 육박했던 삼성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대표에 오르기 전인 2017년 삼성SDS의 대외 사업 비율은 11%에 불과했으나 2019년에는 17%까지 높아졌다. 그는 당시 스마트팩토리와 클라우드, AI 분석과 기업용 솔루션 고객사 수주 증가에 기여했다.
다만 그는 올해 4월 30일 SK쉴더스 부회장에서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당시 SK쉴더스 측은 “회사와 무관한 개인 일신상의 사퇴”라고 설명했지만, 임기 만료 3개월을 앞둔 상황에서 발생한 SK텔레콤 해킹 사고에 대한 책임의 일환이라고 업계에서는 해석했다. SK쉴더스는 SK텔레콤을 포함한 SK그룹 전반에 대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이번에 선임되는 차기 KT CEO는 현 정권 내에서 임기가 만료된다”며 “과거 전례를 봤을 때 연임 가능성까지 감안해 신중히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은 “조직문화 관점에서 KT를 잘 이해하는 후보가 흐트러진 조직을 수습하는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희 기자(hu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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