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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 우려에… 9년 달린 부산 명물 '산타버스' 운영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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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럴 거면 백화점 트리도 철거해야" 비판도

    한국일보

    화재 우려에 운행을 중단한 부산 대진여객 '산타버스'.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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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 부산의 명물로 자리 잡은 ‘산타버스’가 9년 만에 운행을 중단했다. 화재 가능성 민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14일 부산시 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 11일 산타버스 4개 노선(187번·508번·3번·109번)과 인형버스(41번)의 시설물이 모두 철거됐다. 솜이나 비닐 등 가연성 재료로 만들어진 버스 내부 크리스마스 장식물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시가 철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산타버스는 부산 대진여객 소속 주형민(52) 기사가 2016년부터 매년 따뜻한 연말 분위기를 전달한다며 187번 버스 내부를 크리스마스트리로 꾸미면서 시작됐다. 이후 승객의 호응으로 점차 참여 버스와 노선이 늘었고, 지역의 이색 볼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주 기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부만 남겨 크리스마스까지 운행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며 “아이들이 산타버스 타려고 기다렸을 텐데 많이 미안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퇴직 후 개인 버스를 마련해 아이들에게 무료로 탑승 기회를 제공하고 선물도 나눠주는 산타버스를 만드는 것이 바람이자 목표”라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게시글에는 “어쩜 이리 낭만도 정도 없는지 참”, “그렇게 따지면 백화점이나 일반 영업장 트리도 다 철거해야 된다”는 댓글이 달렸다. “마지막 날 산타버스를 종점까지 탈 수 있어 영광이었다”, “산타버스가 사람들의 사랑과 행복을 싣고 달리는 날이 다시 오길 바란다”는 반응도 있었다.

    부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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