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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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남북이 원수인 척 했는데 요즘은 진짜 원수가 된 것 같다”며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 남북 관계가 역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50년대 전쟁 이후 군사분계선에서 우리가 대치를 하긴 했지만, 북한이 전 군사분계선에 걸쳐서 삼중 철책을 치고 다리를 끊고, 옹벽을 쌓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우리는 북한이 남침하려고 한다, 남한을 노리려고 한다, 그렇게 교육받고 선전당하고 군사적으로도 이야기하기도 했고, 그런 주장도 근거가 있게 보이긴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북한은 남쪽이 북침하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그래서 삼중 철책을 치고 방벽을 쌓고, 다리를 끊고, 도로를 끊고,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남북이 원수인척 했는데 요즘은 진짜 원수가 된 것 같다”며 “북한과 우리는 꼭 민족 공동체 이런 가치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현실적인 필요에 의해 보면 굳이 심하게 다툴 필요가 없고, 적대성이 강화되면 경제손실이 나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는데, 불필요하게 강 대 강 정책을 취해 정말로 증오하게 됐다”고 짚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바늘구멍 뚫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처럼 남북이 소통하고 대화하고 협력하고 공존공영의 길을 가야 하는데 지금은 바늘구멍 하나도 여지가 없다”며 “북의 전략일 수 있지만, 접촉 자체를 원천 거부하는 이런 상황을 우리 입장에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종의 업보라고도 할 수 있다. 전략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략이었다면 바꿔야 한다”며 인내심을 가지고 선제적이고 주도적으로 남북 간에 적대를 완화할 수 있도록 신뢰가 조금이라도 싹트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 역할은 역시 통일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며 “세부 업무보고 때 얘기하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은 분명한데 그렇다고 포기할 일이 아닌 것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