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가 멈춰도 인공지능(AI)이 스스로 원인을 분석하고 복구 방안까지 제시하는 국산 데이터센터 운영 기술이 등장했다.

데이터 혁신 기업 네피리티는 자체 개발한 AI 자율운영(운영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통합 관제 시스템에 대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테스트베드를 통한 실증과 검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최근 판교 TTA 친환경·고효율 AI 데이터센터 테스트베드 서버실에서는 장애 경고가 발생하자, 운영 콘솔에 연동된 AI 에이전트가 즉시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장면이 시연됐다. 과거처럼 운영자가 밤새 로그를 검토하며 원인을 찾지 않아도, AI가 이벤트 발생 이후 수집된 로그를 바탕으로 판단과 대응 권고를 자동으로 수행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과 함께 서버 장애와 보안 사고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운영 자동화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외국계 클라우드 사업자의 인증 오류로 14만 개 이상의 계정 정보가 유출된 사고나, 2021년 국내 통신사의 전국망 마비 사태 역시 단순한 설정 오류에서 비롯됐다.

네피리티는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벤트 로그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하고, AI가 대응 판단을 보조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

네피리티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데이터센터 국산 장비 및 소프트웨어 개발·실증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엔큐브랩, 이지메타, 데브스텍 등 전문 기업들과 함께 핵심 기능을 순수 국내 기술로 구현한 ‘AI 기반 데이터센터 통합 보안·운영 관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설명 =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테스트베드에서 운영 중인 AI 기반 데이터센터 통합 관제 시스템 화면>

이 시스템은 오픈소스 클라우드 플랫폼인 오픈스택(OpenStack) 기반으로 구동되며, 서버의 CPU·메모리 등 인프라 자원 상태부터 네트워크 침입 탐지·차단 로그까지 AI 에이전트가 실시간 분석한다. 핵심 기술은 네피리티가 개발한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반 AI 에이전트’로, 과거 장애·보안 사고 대응 사례와 내부 운영 정보를 바탕으로 원인을 추정하고 대응 권고안을 자동으로 도출한다. 모든 과정은 외부 인터넷과 차단된 폐쇄망 환경에서 이뤄져 보안성도 강화했다.

기술 협업에 참여한 엔큐브랩은 실시간 보안 탐지 기술을 제공해 해킹 시도나 이상 트래픽을 감지하고, 이지메타는 보안 사고 및 장애 대응 학습 데이터를 가공·제공했다. 데브스텍은 실증을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환경 제공과 기능 검증을 맡았다.

이번 실증에서는 TTA 테스트베드를 통해 인프라 자원 모니터링 정확도, 장애 원인 분류 정확도, 장애 대응 권고 정확도, IDS 탐지 정확도와 정밀도, IPS 차단 성공률, 보안 위협 분류 정확도, 취약점 공격 차단율 등 주요 항목에 대한 정량 평가가 이뤄졌다. 네피리티는 이를 통해 국내 데이터센터 환경에 적합한 AI 기반 운영 자동화 기술의 실효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네피리티는 향후 기술 백서와 도입 사례를 기반으로 국내는 물론 동남아와 중동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강익선 네피리티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직접 판단하고 복구까지 지원하는 국산 시스템을 실제 환경에서 검증하는 단계”라며 “외산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내 기술만으로 충분히 경쟁력 있는 데이터센터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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