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기업 명단 1년 뒤 공개
BGI·MGI 우려 기업 목록 포함
삼성바이오·에스티팜 등 주목
유전체는 선제적 수혜 기대
ADC는 공급망 다변화 부담
BGI·MGI 우려 기업 목록 포함
삼성바이오·에스티팜 등 주목
유전체는 선제적 수혜 기대
ADC는 공급망 다변화 부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생물보안법에 서명하면서 법안이 발효됐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외교접견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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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한 ‘생물보안법’에 최종 서명하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규제가 현실화되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대체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일부 분야에서는 중국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의 협력 관계가 엮여 있어 공급망 조정 부담도 함께 제기된다.
19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생물보안법은 국방수권법(NDAA)에 포함돼 미 하원과 상원을 통과한 뒤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정식 발효됐다. 법안에 포함된 제851조(특정 바이오기술 제공자와의 계약 금지)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우려 바이오기업과의 계약·조달·보조금 거래를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법 발효 후 1년 이내 관리예산국(OMB)이 관련 명단을 공표하도록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분야에서 즉각적인 영향 가능성도 거론한다. 미국 국방부가 관리하는 ‘1260H 기업 목록’에 이미 중국 유전체 분석 기업 BGI와 MGI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해외 언론을 중심으로는 중국 CDMO 기업 우시앱텍도 향후 명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생물보안법은 지정 기업뿐 아니라 자회사·모회사·계열사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특정 기업이나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규제 리스크가 낮은 대체 파트너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분야는 CDMO다. 중국 CDMO와의 협력에 부담을 느낀 글로벌 제약사들이 생산 파트너를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스티팜, 셀트리온 등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만4000ℓ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CDMO로, 글로벌 톱20 빅파마를 포함한 다수의 대형 고객사 수주를 통해 생산 안정성과 품질 경쟁력을 검증받았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CDMO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이후 항체·바이오의약품 생산 설비를 단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 분야에서 축적한 공정 기술과 상업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가 담당하던 물량을 대체할 수 있는 공급처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제외하더라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 대량 생산이 가능한 선택지는 제한적”이라며 “인도는 품질의 일관성 측면에서, 유럽은 가격과 납기 측면에서 부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한국은 이미 검증된 카드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유전체 분석 분야에서는 생물보안법 시행으로 중국 기업의 미국 공공 프로젝트 참여나 현지 제약사와의 계약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 관리 역량과 분석 기술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대체 파트너로 부상할 여지가 있다. 소마젠이 미국 국립보건원(NIH)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고, 갤럭스가 최근 베링거인겔하임과 AI 기반 단백질 설계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다.
다만 국내 연구기관과 기업 가운데 일부는 중국산 장비나 시약을 사용하고 있어 공급망 관리는 변수로 꼽힌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미국이 자국민 유전자 데이터 보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대체 파트너로 미국 현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찾는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면서 “중국 장비를 활용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주로 연구용으로 활용하고 있어, 실제 미국 기업과의 계약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 역시 생물보안법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으로 거론된다.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STA가 합작해 설립한 우시XDC는 글로벌 ADC 위탁개발·생산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꼽히지만, 중국 기업을 겨냥한 규제 흐름 속에서 향후 정책 해석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현재 셀트리온,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앱티스, 인투셀 등 주요 국내 기업들이 우시XDC와 협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시는 ADC 분야에서 최고의 CDMO로 가격 경쟁력과 생산 효율 모두 뛰어나 단기간 완전한 대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법안이 시행되면 자체 생산이나 타국 CDMO를 활용한 위탁생산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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