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군과 함양박씨 애한정공파종중회가 제작한 동몽선습 만화책 한글판(왼쪽)과 영어 번역본. 괴산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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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군이 조선 시대 아이들의 필독서이자 세계 최초의 아동용 교과서로 평가받는 ‘동몽선습(童蒙先習)’ 알리기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괴산군은 올해 영문으로 번역된 ‘동몽선습 만화책’ 2400부를 발간했다고 24일 밝혔다.
동몽선습은 1543년(중종 38년) 유학자 소요당 박세무 선생(1487~1564)이 편찬한 책이다. 군은 저자의 후손인 함양박씨 애한정공파종중회와 각각 1000만 원씩의 예산을 들여 이번 사업을 진행했다. 영문판은 지난해 종중이 제작한 한글판 만화책을 번역한 것이다.
군은 발간된 도서를 관내 초·중·고등학교 학급당 2세트(한글 2부·영문 2부)씩 배부했다. 또 청주교육도서관을 비롯한 충북 도내 교육도서관 15곳에도 비치했다.
동몽선습 만화책은 ‘문화 외교관’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9월 괴산증평교육지원청의 ‘글로벌 그린리더 프로젝트’를 통해 독일과 네덜란드를 방문한 학생들이 현지 학교 등에 이 만화책 120권을 전달해 호응을 얻었다. 군은 향후 호주와 뉴질랜드 등 지역 학생들의 해외 연수 시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 문화를 알릴 계획이다.
동몽선습은 서당에서 천자문을 뗀 아이들이 배우는 필수 교재였다. 이 책에는 유학의 핵심 윤리인 오륜(五倫)이, 후반부에는 중국과 우리의 역사가 서술돼 있다. 1983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교과서 전시회에서는 ‘세계 최초의 교과서’로 소개되기도 했다.
괴산군이 이 책을 지역 대표 문화유산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박세무 선생과의 인연 때문이다. 박세무 선생은 과거 급제 후 한동안 괴산에 머무르며 후학을 양성했는데, 이때 동몽선습을 구상해 가르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괴산에 박세무 선생들의 후손들이 모여 집성촌을 이뤘다. 괴산읍 검승리에는 동몽선습비가, 화암서원에는 박세무 선생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박용화 함양박씨 괴산 애한정공파 종중회장은 “동몽선습은 조선시대 왕실에서도 왕세자의 교육교재로 사용할 만큼 교육적 가치가 뛰어난 책”이라며 “이번 영문판 발간을 계기로 세계 곳곳에 우리 정신문화를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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