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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연금과 보험

    암보험의 진화…치료 이후 ‘일상복귀’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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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이달 3일 열린 다정한 속도’ 오프라인 응원 워크숍에서 암경험청년 김규빈 작가가 실제 암 발병 이후 회복과 사회복귀 여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화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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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암 진단을 받으면 보험사의 역할은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서 끝나는 걸까.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이 질문에 다른 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암 생존율이 70%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암 경험자를 바라보는 편견은 존재한다. 이에 보험사들은 암 경험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한 여러 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사회 복귀 전 경제적 공백에 대비할 수 있게 생활비를 보장하는 상품도 내놓고 있다.



    한화생명 임직원들은 이달 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암 경험 청년들을 응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젊은 나이에 암에 걸려 치료를 받은 청년들이 사회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불안과 어려움을 나누는 자리였다. 암 경험 청년들은 일상 복귀 과정에서 느낀 고립감과 취업·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을 전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직원은 “상품 설계나 심사 과정에서는 알기 어려웠던 암 경험자의 현실적인 고민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23년부터 암 경험 청년들이 또래 기반 커뮤니티 안에서 운동·마음 돌봄·사회 참여 활동을 하며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사가 단순히 보장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 이후 삶의 회복과 자립까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취지”라며 “사전·사후 조사 결과 사회 복귀 의지와 삶의 질 지표가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6월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암환자 삶의 질 연구소’를 설립했다. 사회적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암환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일상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연구소는 암 치료 정보뿐 아니라 외모 관리 방법, 직업 복귀를 돕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관련 사례집을 발간하는 등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은 상품 설계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암 진단비에 더해 치료 이후 직장에 복귀하기 전 경제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생활지원금을 지급하는 ‘다시 일상으로’ 보험을 출시했다. 암 진단 6개월 이후부터 2년간 매달 200만원씩, 총 4800만원을 지급한다.



    흥국생명은 전이암이 발생했을 때 보험 만기까지 매달 생활자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특약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처음 발병한 암에 이어 전이암이 발생하면 생업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고 치료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장기적인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설계다.



    롯데손해보험은 유병력자도 모바일로 가입할 수 있는 암·뇌심보험을 출시해 치료 이전 단계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에는 질병 이력이 있으면 서면 심사로 전환돼 가입이 어려웠지만, 모바일 기반 맞춤 설계를 통해 가입 가능성을 넓혔다. 암과 함께 뇌혈관질환, 허혈성 심장질환을 보장해 중증 질환 이후 삶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도록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암 생존율이 높아질수록 보험의 역할도 진단비 지급을 넘어 치료 이후 삶을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지로 확장되고 있다”며 “보험사가 고객의 회복과 사회 복귀에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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