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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1 (수)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에 힘 실어준 트럼프…중동 정세 다시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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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이스라엘 정상회담…“이란 군사력 증강 땐 박살 낼 것” 두둔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상’ 선물…“트럼프의 상징적 성과 평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이스라엘이 하는 일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끈끈함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강경 대응과 이란 선제 타격을 원하는 이스라엘에 다시 힘을 실어주면서 중동의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다시 군사력을 증강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들이 실제로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완전히 박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다시 핵 프로그램 재건에 나선다면 우리는 신속히 이를 파괴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지난번 공격보다 훨씬 더 강력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월 B-2 폭격기로 벙커버스터를 투하해 이란의 핵시설 3곳을 파괴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핵시설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전력 재건까지 구실 삼아 이란을 ‘예방 타격’해야 한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두둔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 계획을 미국이 지지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만약 이란이 미사일 개발을 계속한다면, 그렇다”고 말했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인정한 적이 없으며 ‘자위권’의 핵심 수단인 탄도미사일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정치 고문 알리 샴카니는 엑스에서 “이란의 미사일 능력과 국방력은 억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타인의 허락에 기반하지도 않는다”면서 “어떠한 침략도 상상을 초월하는 즉각적이고 가혹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가자지구 평화계획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진 책임을 하마스에 돌리면서 “단기간 내 무장해제를 하지 않으면 (중동의) 다른 나라들이 하마스를 전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의 무장해제는 지난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하고 중동의 거의 모든 나라가 지지한 가자지구 평화 구상 2단계에 포함된 조항이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1단계 휴전안에서 합의된 구호물자 수송을 방해하고 휴전 중에도 민간인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휴전 위반의 책임을 이스라엘에 돌리고 있다.

    알자지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네타냐후 진영에 확고히 서 있음을 보여준다”며 “가자지구와 이란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군사 행동을 감수할 의향이 있음을 암시한 이날 발언은 그가 그동안 중동 평화에 대한 공로를 주장해온 행동과 상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몇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의 평화 중재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자신을 방해하는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공공연히 불만을 드러내왔다. 가자지구 평화협상이 진행 중이던 지난 9월 이스라엘이 카타르에서 하마스 협상단을 공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해 사과를 받아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또다시 네타냐후 총리 편에 서면서 이란과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향해 군사 공격을 재개하고 싶어하는 이스라엘이 이 같은 계획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국 최고 민간훈장인 ‘이스라엘상’을 선물로 안겼다. 외국인이 이 상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수상은 ‘세계적 평화 중재자’를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둔 또 하나의 상징적 성과로 평가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스라엘 사법부는 뇌물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를 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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