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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5 (월)

    이슈 검찰과 법무부

    검찰, 서해 피살 은폐 사건 ‘반쪽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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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북 몰이 혐의 서훈·김홍희만 포함

    첩보 삭제 박지원·서욱은 무죄 확정

    조선일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 몰이'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맨왼쪽),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가운데),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은 무죄가 확정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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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2일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사건의 피고인 5명 중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 2명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최근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이 사건 항소 시한은 이날 자정이었다. 법조계에선 애초 검찰이 항소를 포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 등이 1심 무죄 판결 직후 “조작 기소”라며 사실상 항소 포기를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11월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때 벌어진 검사들의 집단 반발 등을 의식한 검찰 지휘부가 피고인과 혐의를 선별해 ‘반쪽 항소’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해양수산부 공무원이었던 고(故) 이대준씨의 월북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진 월북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망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부분과 관련해 서훈·김홍희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서훈·김홍희 두 사람의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20년 9월 이씨가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소각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국정원과 국방부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박지원(현 국회의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은 무죄가 확정됐다.

    조선일보

    그래픽=양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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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은 지난 2022년 12월 서훈 전 실장 등 5명을 기소했으나,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6일 “증거가 부족하다”며 5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대준씨 유족 측은 “부분 항소는 항소 포기와 마찬가지”라며 “검찰 관련자 전원을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정권 수뇌부의 항소 포기 압박과 ‘대장동 검찰 반발’ 의식한 꼼수”

    이날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사건의 피고인과 적용 혐의를 선별해 부분 항소한 것을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꼼수 항소”란 반응이 나왔다. 지난달 26일 이 사건 1심 무죄 판결 직후 이재명 대통령은 “(검찰이) 없는 사건을 만들고, 있는 증거를 숨기고, 사람을 감옥에 보내려고 시도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사실상 항소 포기를 압박했다. 김민석 총리는 검찰의 기소를 “조작 기소”라고 규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 수뇌부로선 작년 11월 대장동 민간업자 사건 1심 유죄 선고에도 항소를 포기해 검사들의 집단 반발을 부른 점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등 정권 수뇌부의 항소 포기 압박과, 검사들의 반발 가능성 사이에서 검찰 지휘부가 부분 항소란 꼼수를 쓴 것 같다는 말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검찰은 이 사건 피고인 5명 중 서훈 전 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에 대해 항소했다. 검찰은 그러면서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서욱 전 국방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등 나머지 3명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항소하는 게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세 사람은 고(故) 이대준씨 피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국정원과 국방부 시스템에서 관련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해선 항소하더라도 유죄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지난달 26일 서 전 실장 등 피고인 5명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첩보 삭제 혐의와 관련해 “이씨 사건 관련 논의와 지시 등은 모두 정식 체계와 절차를 밟아 이뤄졌고, 이씨의 피살 사실을 인지한 사람이 국정원에만 100명이 넘어 이를 감출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국방부가 5600여 건, 국정원이 50여 건의 이씨 관련 첩보 등을 삭제한 것과 관련해서는 “업무 담당자가 아닌 이들에게 무분별하게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사건을 은폐할 목적이 없었다는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검사장 출신 법조인은 “사건을 은폐할 의도가 있었는지는 이 사건 범죄 구성 요건이 아니며 사건과 관련한 사무 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라며 “항소해 상급심 판단을 받아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팀도 처음엔 피고인 5명 전원에 대해 항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서훈 전 실장과 김홍희 전 청장이 이씨의 자진 월북 등 허위 사실을 해경을 통해 세 차례 발표한 혐의에 대해 항소했다. 2020년 9월 사건 발생 후 해경은 1·2·3차 수사 결과 발표에서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로 언론에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이와 관련한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혐의에 대해 “가치 평가나 의견 표현에 불과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는데, 검찰은 항소심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은 두 사람을 기소할 때 적용했던 직권남용 혐의는 항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직권남용죄는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서 전 실장 등 2명은 2020년 9월 이대준씨 사망 직후 인천해경 등에 이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한 것처럼 수사 결과를 조작하게 한 혐의를 받았는데, 항소 포기로 이들의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가 확정된 것이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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