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난 중국과 영국의 정상이 악수하고 있다./신화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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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스타머는 31일까지 권력 서열 각각 2위와 3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과 잇달아 회담한 뒤 상하이를 거쳐 일본으로 떠난다. 영국 총리의 방중은 2018년 테리사 메이 전 총리 이후 8년 만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은 이날 회담에서 “중국이 영국과 장기적이고 일관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며 “복잡하게 뒤얽힌 국제 정세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주요 경제국인 양국이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좋은 일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리더는 어려움을 피해 물러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스타머는 “중국은 세계 무대에서 중요하다”면서 “협력 기회를 찾는 동시에 이견이 있는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더 정교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에 장기적이고 일관되며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분명히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스타머는 대만에 대해서는 “영국 측의 장기적 정책에는 변화가 없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나의 중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홍콩에 대해서는 “홍콩의 번영과 안정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홍콩이 영·중을 잇는 독특하고 중요한 가교가 되어 기쁘다”고 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보수당 보리스 존슨 총리 집권기이던 2020년에는 홍콩의 자치권을 대폭 제한한 국가보안법이 중국 주도로 제정되자 “1984년 홍콩 반환을 결정한 중영 공동선언에 규정된 일국양제 원칙의 위반”이라며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이후 홍콩 거주민들에게 영국해외시민(BNO) 비자 발급을 확대해왔다. 그런데 이번 중국 측 발표문에는 홍콩의 현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듯한 영국 총리의 발언이 담긴 것이다.
한편 스타머의 방중 직전인 지난 20일 영국 정부는 런던의 옛 왕립조폐국 부지에 추진되는 초대형 중국 대사관 신축을 최종 허용했다. 지하에 밀실이 다수 배치된 설계안 때문에 중국의 불법 스파이 활동의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영국 정부가 여러 차례 허가를 보류해 왔지만 승인을 낸 것이다. 브렉시트 이후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중국 자본 유치가 절실하다는 정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G7(7국) 정상이 최근 두 달 사이 잇달아 베이징행을 택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방중을 시작으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14~17일 중국을 방문했다. 스타머에 이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다음 달 24~27일 대규모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찾을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외교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서방 주요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재정비하며 ‘균형 잡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블룸버그는 29일 중국이 지난해 고율 관세 부과로 사실상 중단했던 캐나다산 유채씨(카놀라) 구매를 양국 정상회담 직후 재개했다고 전했다. 캐나다의 카놀라 수출에서 75%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이 관세 압박을 예고하자, 중국이 그 공백을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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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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