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 인터뷰 “해야겠다는 시기가 왔다”
임윤찬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카네기홀 실황 앨범(데카). 유니버설뮤직 제공 |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6일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앨범을 낸다. 이건 클래식 음악계에서 일종의 ‘사건’으로 여겨진다. 왜일까.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하나의 주제에서 출발해 30개의 변주가 이어지는 곡이다. 단순히 다양한 변주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장조와 단조가 교차하며 희로애락이라는 삶의 감정선을 따라 흐른다. 한마디로 만고풍상 겪은 인간의 서사를 닮았다는 것이 이 작품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다. 통찰과 해석이 없다면 공허한, 기교적으로 연습만 한다고 표현할 수 있는 곡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번 시작하면 최소 1시간은 연주해야 하는 이 곡을 두고 연주자의 모든 실체가 발가벗겨진다고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 곡은 다른 피아노곡에 비해 앨범으로 발매된 사례도 많지 않다. 라흐마니노프나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은 웬만한 유명 피아니스트들이라면 대부분 앨범을 발매했지만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글렌 굴드, 안드라스 쉬프, 머레이 페라이어 정도가 손꼽힌다. 글렌 굴드가 23살에 낸 것을 감안하면 임윤찬은 더 어린 나이에 이 앨범을 낸 셈이다. 이 앨범은 지난해 4월25일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공연 실황을 담은 것이다. 당시 현장에서 관람했던 피아니스트 안인모는 “엄청난 연주자들도 이 곡의 실황 앨범을 내는 시도는 거의 하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이 무대(앨범)는 자신의 음악세계와 방향에 대한 진지한 선언이었고, 여느 콩쿠르 스타와는 다른 음악가라는 것을 증명해냈던 자리”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메일로 받은 임윤찬과의 일문일답.
-이 곡을 선택한 이유는요.
“해야겠다는 시기가 딱 온 것 같았습니다.”
-매번 골드베르크를 풀어가는 방식이 다른데, 연주(녹음) 당일은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됐나요.
“매일매일 연습하면서 새롭게 찾아나갔고, 깎고 또 다시 깎는 과정을 통해 그날의 골드베르크를 찾아갔어요.”
-스튜디오가 아닌 공연 실황으로 앨범을 녹음한 소감은요?
“피아니스트로서 가장 큰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슈만협주곡을 계속 연주하고 있는데 선곡 배경이 뭔지, 또 슈만의 사랑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궁금해요.
“제게 이 곡은 ‘감내한 슬픔’을 표현한 곡 같아요. 들을 때마다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가 저절로 떠올라요. 진짜 멋있는 사람, 진정한 에술가는 고통과 역경이 닥쳐올 때 빨려 들어가서 휘청거리는게 아니라 온갖 소란이 벌어져도 그림 속 인물의 뒷모습처럼 굳건히 서 있거든요. 제게는 슈만협주곡도 그런 곡입니다.”
-무대에서 내려온 ‘청년 임윤찬’을 가장 편하고 즐겁게 만드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친구들이나 선생님과 저녁을 먹으면서 음악, 스포츠, 미술,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끝없이 할 때가 즐거워요.”
-5월엔 슈베르트와 스크리아빈으로 리사이틀을 계획중이신데요.
“여태까지 연주해 온 프로그램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벅차요. 그 위대한 산들을 넘어오다 다음엔 무엇을 연주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브람스도 연주해 보고 싶었는데 이 레퍼토리는 좀 더 기다려주신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슈만 판타지는 40살 이후에야 정말로 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제 마음에 있는 곡들로 슈베르트와 스크리아빈을 고르게 되었어요.”
-지금 시점에서 설정한 목표와 과제가 있다면요?
“너무 많아서 다 말하기 어려워요. 며칠 전 꿈에서 리사이틀을 했어요. 1부에 쇤베르크의 ‘3개의 피아노 소품집’, 바흐의 ‘파르티타 6번’을 연주했고 2부에서는 베토벤의 ‘디아벨리 변주곡’을 연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난해 4월 카네기홀에서 바흐 골드베르크를 연주하고 있는 임윤찬. 유니버설뮤직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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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선임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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