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맨덜슨 주미 대사 추천 책임”…모건 맥스위니 비서실장 사임
영국 모건 맥스위니 총리 비서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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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성년자 성착취범인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 공개의 여파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최측근인 모건 맥스위니 총리 비서실장이 사임했다. 스타머를 총리로 만든 ‘킹메이커’를 내친 결정은 읍참마속으로 해석되지만 총리 책임론이 거센 상황에서 사태가 수습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8일(현지시간) 맥스위니가 이날 성명에서 “피터 맨덜슨 임명 결정은 잘못된 것이었다. 나는 총리에게 임명을 조언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겠다”고 밝히고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집권 노동당의 중진 정치인이자 전 산업장관인 맨덜슨은 최근 미 법무부가 추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을 통해 엡스타인에게 거액을 받고 정부 내부 정보를 유출하는 등 부정행위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엡스타인과의 친분이 알려진 상황에서도 맨덜슨을 주미 대사로 임명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이 인사를 추천한 인물이 맥스위니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스타머 총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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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머 총리는 성명을 통해 “그의 헌신과 리더십 덕분에 우리는 선거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었다”며 “우리 당과 나는 그에게 빚을 졌고 그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번 결정을 두고 “스타머 총리가 노동당 내 반발을 달래고 총리직을 지키기 위해 ‘최측근 정치 동맹’을 희생시켰다”고 평가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스타머 총리는 맥스위니를 “팀의 핵심”이라고 공개적으로 치켜세웠지만 결국 그의 사퇴를 받아들였다. 노동당 고위 관계자들은 스타머 총리가 맨덜슨과 맥스위니 사이에 오간 수십만건의 e메일과 SNS 메시지가 공개될 가능성을 우려해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메시지 내용이 알려질 경우 맨덜슨이 장기간 총리의 최측근에게 행사해온 영향력이 드러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맥스위니의 사퇴는 스타머가 노동당 대표와 총리 자리에 오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인물의 퇴장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2019년 총선 참패 이후 맥스위니는 좌파도 거부하기 어려운 중도 성향 후보를 당대표로 세운 뒤 당을 점진적으로 중도로 이동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그가 낙점한 인물이 바로 인권 변호사 출신이자 전 왕립경찰청장이었던 스타머였다. 맥스위니는 스타머의 당대표 선거 캠페인을 총괄했고 스타머는 56%의 득표로 노동당 대표에 선출됐다. 2024년 총선 전략을 이끌며 스타머 총리 탄생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측근 참모가 낙마하면서 스타머 총리의 입지는 더욱 불안정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한 노동당 의원은 “(맨덜슨을 주미 대사로 임명한) 궁극적 책임은 총리에게 있다. 이번 사임은 단지 그에게 시간을 벌어준 것에 불과하다”며 “스타머는 이미 치명상을 입었다. 그가 물러나는 것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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