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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간 대통령 7번 갈아치운 페루···취임 4개월 만에 또 대통령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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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이 지난해 10월11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페루의 수도 리마의 산 후안 데 미라플로레스 지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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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년간 대통령이 7번 교체되는 등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페루에서 중도 우파 호세 헤리 대통령이 취임 4개월 만에 탄핵당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페루 국회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헤리 대통령의 탄핵안을 찬성 75표, 반대 24표, 기권 3표로 통과시켰다. 페루에서는 국회에서 탄핵을 의결하면 사법부의 탄핵 심판 없이 대통령이 즉시 파면된다.

    국회가 헤리 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한 데는 그가 중국 사업가들과 비공식적으로 만난 사실이 알려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헤리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6일 중국 출신 재벌 양즈화를 만나기 위해 수도 리마의 한 중국 식당에 티셔츠에 달린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들어간 모습이 포착된 것이 유착 논란을 키웠다. 양즈화의 회사는 페루의 수력 발전소 건설권을 취득하는 등 페루 정부와 연결고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헤리 전 대통령 지지율은 10%포인트 하락했다. 오는 4월 총선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헤리 전 대통령 소속 정당 등은 그에게 사퇴할 것을 압박했다.

    헤리 전 대통령은 양즈화와 만난 사실을 인정하며 “얼굴을 가리고 들어간 행동에 관해 공개적으로 사과한다”면서도 “이로 인해 나의 행동에 대한 의혹과 오해가 생기고 근거 없는 온갖 허위 사실이 유포된 점에는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탄핵 사태는 미국이 페루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비판하던 중 나왔다. 베르나르도 나바로 주페루 미 대사는 지난 12일 엑스에서 미 국무부 서반구국의 SNS를 재게시하며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른다. 주권을 잃는 것보다 더 비싼 대가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서반구국은 엑스에 “페루가 중국 기업이 소유한 자국 최대 항구인 창카이를 감독할 권한이 없을 수도 있다는 최근 보고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자국 영토 내의 핵심 인프라를 감독할 페루의 주권적 권리를 지지한다. 저렴한 중국 자본의 대가는 주권”이라고 썼다.

    페루 검찰은 헤리 전 대통령과 관련해 양즈화와 교류했다는 부패 혐의와, 직무 관련성이 낮은 여성들을 심야 회동 후 정부 요직에 고용했다는 의혹에 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페루에선 지난 10년간 사임과 국회의 탄핵으로 대통령이 7번 교체되는 등 불안정한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헤리 전 대통령의 전임자인 디나 볼루아르테 전 대통령은 높은 범죄율, 부패 혐의 등으로 취임 3년여 만에 탄핵당했다. 2021년 취임한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1년 남짓 만에 탄핵당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가에 대한 반란 혐의 등으로 징역 11년5개월을 선고받았다.

    페루는 오는 4월12일 대선과 총선을 치른다. 새 대통령이 7월28일 취임할 때까지 권한대행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블룸버그는 헤리 전 대통령과 대통령 권한대행 모두 이번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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