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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트럼프가 “역대 최악”이라고 한 노래, 지금 역주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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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배드 버니의 ‘DtMF’ 빌보드 핫 100 1위

    지난 8일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 13분 스페인어로만 채워

    “반 트럼프 정서, 차트 반영” 평가도

    경향신문

    가수 배드 버니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슈퍼볼 LX 하프타임 쇼’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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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슈퍼볼 LX 하프타임 쇼’의 헤드라이너를 장식한 팝 가수 배드 버니(본명 베니토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오카시오)가 공연에서 선보였던 ‘DtMF’가 17일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발표한 노래가 역주행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배드 버니가 푸에르토리코 출신인데다 반이민주의를 정면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미국내 광범위하게 퍼진 ‘반 트럼프 정서’가 빌보드 차트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물론 배드 버니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팝스타들만 설수 있는 슈퍼볼 하프타임쇼에 설 만한 인기와 위상을 갖췄다. 2018년 데뷔한 그는 스포티파이에서 2022년 최다 스트리밍 앨범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최다 스트리밍 아티스트에 올랐다. 유튜브에서 10억 뷰를 넘긴 영상도 19편에 달한다. 지난 1일 열린 ‘2026 그래미 어워드’에서 지난해 1월 발매된 앨범 <‘DEBÍ TIRAR MÁS FOTOS>(사진을 더 잘찍었어야 했어)로 ‘올해의 앨범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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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배드 버니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슈퍼볼 LX 하프타임 쇼’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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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그의 공연이 특별했던 것은 가장 미국적인 행사에서 라티노 정체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무대를 선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13분의 공연시간 동안 스페인어로만 말하고 노래 불렀다. 그는 살사, 메렝게, 하우스, 푸에르토리코의 전통음악 ‘플래나’가 뒤섞인, 전통적인 팝과 거리가 있는 곡들을 선보였다. 노랫말은 푸에르토리코의 젠트리피케이션과 정치적 부패, 식민역사 등을 응시한다. 식민지 착취의 대상이 됐던 사탕수수밭을 배경으로, 이를 수확하는 농부들의 모자를 쓴 댄서들이 무대에서 춤을 췄다.

    공연 말미 배드 버니는 중남미와 미국, 캐나다 등 여러 국가를 호명한 뒤 “함께할 때 우리는 아메리카”라고 적힌 풋볼 공을 들어 올렸다. ‘아메리카’를 단일 국가가 아닌 대륙 전체로 확장한 상징적 장면이었다. 전광판에는 “혐오보다 사랑이 강하다”는 문구가 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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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배드 버니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슈퍼볼 LX 하프타임 쇼’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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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배드 버니가 지난 1일(현지시간) ‘2026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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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공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졌다. 배드 버니는 빌보드 수상소감으로 최근 미국내에서 강화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검문에 대해 반발하며 “ICE OUT”(아이스는 물러가라)을 외친 전례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 소셜에 “이 남자가 하는 말은 누구도 알아듣지 못했다”며 “역대 최악의 공연”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DtMF의 빌보드 핫 100 차트 역주행 1위를 두고도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음악적으론 라틴 음악이 미국 주류 문화의 중심으로 이동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지만, 미국 내 반 트럼프 정서가 광범위하게 퍼져있음을 확인시켜준다는 것이다.

    김도헌 음악평론가는 18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배드 버니는 자신의 고향인 푸에르토리코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속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끌어안은 아티스트”라며 “이번 앨범이 전통에 집중한 만큼 많은 문화를 끌어안으려고 했던 시도가 듣는 이들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배드 버니의 하프타임쇼 공연은 이제 미국의 대중문화 시장은 전통적인 백인 팝스타만의 것이 아니라 라틴, 케이팝 등 다양한 언어와 장르가 혼재하는 다문화 다국적의 각축전으로 개편됐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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