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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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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설계와 다른 시공에 관리시스템 누락까지… 오산 옹벽 붕괴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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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 자재 아닌 지오그리드 사용

    조선일보

    지난해 7월 16일 집중 호우로 경기 오산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이 붕괴돼 차량 2대가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경기도소방재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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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통 2년 만에 붕괴돼 사망 사고로 이어진 경기 오산시 서부우회도로 옹벽에서 설계 당시 전제로 삼았던 구조 조건과 실제 시공 상태가 여러 부분에서 달랐던 정황이 확인됐다. 관계 기관은 보강토 옹벽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인 벽체·지오그리드·성토재 세 부분 모두 설계와 다른 시공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보강토 옹벽은 벽체 뒤편에 성토재를 채우고 그 사이에 지오그리드를 층층이 삽입해 흙의 토압을 분산시키는 구조다. 세 요소가 하나의 구조 시스템처럼 작용하기 때문에 이 가운데 하나라도 설계 조건과 달라질 경우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당 옹벽은 사고 전까지 시설물 통합정보시스템(FMS)에도 등록되지 않아 관리 대상에서 사실상 벗어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구간은 LH가 발주한 서부우회도로 공사로, 2011년 현대건설이 하부 옹벽을 시공한 뒤 대우조선해양이 상부 구조를 덮는 방식으로 완성됐다. 이후 2017년 시설물 관리 권한은 오산시로 이관됐고, 전 구간은 2023년 9월 개통됐다.

    19일 오산시와 LH, 현대건설 등에 따르면 붕괴 이후 현장 점검 과정에서 설계 당시 적용하기로 한 A지오그리드가 아닌 B지오그리드가 시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준공 도면에는 기존 설계 자재가 반영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오그리드는 제품마다 인장 강도와 강도 감소 계수가 달라 설계에 반영된 자재가 바뀔 경우 성능 검증과 구조 계산 재검토가 필요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재가 변경됐다면 동등성 검증 자료와 시험 성적서, 구조 계산 재반영이 필수”라며 “설계 조건과 실제 시공 조건이 다르면 구조물의 저항 능력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A지오그리드는 해외 생산·수입 제품인 반면 B지오그리드는 과거 사용되다 단종됐으며 공급 업체도 2021년 폐업한 상태로 알려졌다.

    현장 단면에서는 보강재 상태도 일부 확인됐다. 오산시에 따르면, 붕괴 구간 절단면에서 지오그리드가 연속되지 않고 끊어진 형태로 드러난 부분이 있었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보강재 인장 기능이 상실되면 토사를 붙잡는 효과가 급격히 약해질 수 있다”면서도 “손상 시점이 시공 당시인지 붕괴 과정에서 발생했는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성토재 상태도 설계 기준과 달랐던 정황이 확인됐다. 설계상 성토재는 일반적으로 100㎜ 이하 입도의 토석을 사용해야 하지만 붕괴 구간에서는 직경 400~500㎜에 이르는 대형 암석이 다수 발견됐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폐목재와 건설 폐기물로 추정되는 이물질도 일부 나왔다. 오산시 관계자는 “세 가지 구성 요소 모두에서 설계와 달랐다”며 “구조적 안정성에 미친 영향은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옹벽이 관리 체계에서도 장기간 누락돼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붕괴 옹벽은 높이 5m 이상으로 시설물관리법상 정기 점검 대상인 2종 시설물에 해당하지만, 2011년 준공 후 2017년 오산시에 인수된 뒤에도 2023년까지 시설물 통합정보관리시스템(FMS)에 등록되지 않은 채 관리돼 왔다. 오산시는 2023년 개통 전 자체 안전점검 과정에서 미등재 사실을 확인하고 직접 등록 조치를 했다.

    등재 책임을 두고는 기관 간 입장 차도 나타났다. LH는 “준공 당시에는 FMS 등재 의무가 시공사에 있었고 2017년 법 개정 이후 발주자로 변경됐다. 준공 시점이 2011년이다 보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했다. 반면 시공사 측은 “조사 중이라 구체적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FMS 등재는 발주처 역할로 알고 있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선일보

    경찰이 1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 붕괴 사고'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경기 오산시청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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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설계·시공 절차 준수 여부와 자재 변경 경위를 조사 중이며 이달 말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관리 책임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해당 시설이 지자체 관리 대상이라는 점을 토대로 오산시장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 혐의 적용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16일 오후 7시 4분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인근 수원 방향 고가도로에서 옹벽이 붕괴돼 아래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를 덮치며 40대 운전자가 숨졌다.

    [오산=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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