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특검 수사는 2차 주포의 검찰 진술이 단초가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주포에게서도 확인한 2차 주포의 진술은 이 전 대표의 범죄를 인정하는 근거가 됐다.
19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이 전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1심 판결문을 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는 “2차 주포 김모씨가 이 사건의 수사 단초를 제공했다”며 “김씨의 진술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일 뿐 아니라 1차 주포 이모씨의 진술과도 그대로 부합하는데 그 내용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 허위로 지어내기에는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6월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재수사하는 서울고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이 전 대표가 (1차 주포)이씨에게 도이치모터스 사건 재판에서 실형을 면하게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이씨로부터 ‘아직 이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인데 공범들 간에 고소하는 모양새가 나오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아 고소하지 않았으나 나중에 판결이 확정되면 이 전 대표로부터 (돈을) 돌려받아 줄 수 있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김 여사가 연루된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씨의 이런 진술을 근거로 수사 준비기간부터 이 범행에 관해 수사를 벌였다. 특검은 본수사 개시를 하루 앞둔 지난해 7월1일 이씨를 찾아가 김씨의 진술 진위를 확인했다. 이어 이씨로부터 진술서와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도 확보했다.
이 전 대표 측은 특검이 수사 준비기간에 사실상 수사를 했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사 준비기간 중이라도 증거의 멸실을 막기 위해 신속히 증거 수집이 필요한 경우에는 관련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 특검법 조항을 근거로 이 전 대표 측 주장을 반박했다. 김씨의 진술이 알려질 경우 이 전 대표가 이씨를 찾아가 진술을 번복하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신속한 수사 필요성을 인정하는 근거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씨의 수행기사와 그의 부인 등의 진술을 이 전 대표의 혐의를 입증하는 근거로도 인정했다. 이씨의 수행기사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씨가 보석으로 출소한 뒤 실형 선고를 두려워했고 이 전 대표에게 ‘재판 중인 것을 잘 봐달라’는 취지로 부탁하는 입장이었다”며 “이씨가 이 전 대표를 만나러 가는 길에 현금을 인출하거나 저에게 현금을 인출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부인이 진술한 ‘남편(이씨)에게 재판을 위해 쓰라고 준 변호사비용을 이 전 대표에게 준 사실을 알고 화를 낸 적이 있었다’는 증언도 증거로 인정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13일 이 전 대표가 (1차 주포)이씨로부터 6개월간 22회에 걸쳐 7910만원을 받았다며,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추징금 7910만원과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도 명령했다. 이 전 대표가 이씨의 궁박한 상황을 이용해 김 여사뿐만 아니라 판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금품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 전 대표는 이씨에게 “내가 김건희와 직접 소통이 되고, VIP(윤석열)나 행정관들이랑도 연계가 되어 있다”, “너는 집행유예 나오도록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 등이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이날 1심 선고에 항소했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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