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재결정 명령 부과 의견’ 심사보고서 기업 송부
제재 절차 착수···최대 1조원대 과징금 물릴수도
지난 2월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밀가루 판매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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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 담합 사건에 대해 ‘가격 재결정 명령’ 부과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법 위반 기업들에 보내며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심사보고서에는 최대 조 단위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의견도 담겼다. 설탕 담합에 이어 밀가루 담합에도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한 것이다.
공정위는 20일 브리핑을 열고 밀가루 담합 사건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CJ제일제당 등 7개 밀가루 제조 및 판매 사업자들에게 송부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 격으로, 최종 제재 수위는 공정위 전원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반복적으로 밀가루 판매가격 및 물량배분을 담합했다. 이들은 밀가루 납품 가격을 같이 올리고, 각 수요처별로 물량을 분배하는 식으로 담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담합의 여파로 최종 제품 가격이 올라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됐다는 것이 공정위 심사관 측 판단이다.
법 위반 기업들의 담합 관련 매출액은 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법 위반 업체들은 국내 밀가루 B2B 판매 시장 점유율이 88%에 달한다.
심사보고서에는 ‘가격 재결정 명령’ 부과 의견도 담겼다. 가격 재결정 명령이 내려지면 법 위반 업체들은 가격을 재산정하고 재산정 근거 등을 공정위에 보고해야 한다. 사실상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밀가루 업체들은 20년 전에도 담합을 해 가격 재결정 명령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담합 근절을 강조하면서 가격재결정 명령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라고 공정위에 지시했다.
공정위 심사관 측은 밀가루 업체들의 행위가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보고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감경 사유를 따져봐야겠지만 이론상으로는 최대 1조2000억원 수준의 과징금도 가능한 셈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실시한 뒤 약 4개월 만에 조사를 마무리지었다. 통상 조사 기간이 1년을 넘기는 것과 비교해 이례적으로 빠른 수준이다.
법 위반 기업들은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내에 서면 의견 제출 등을 할 수 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가 심사보고서 발송 사실을 브리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기소 단계에서 수사 과정을 브리핑하는 것과 달리 공정위는 심사보고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왔다.
공정위는 앞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중대 사건에 대해서는 심사보고서 발송 사실과 대략적인 내용을 발표할 방침이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조사와 최종 의결서 발표 시점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탓에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 대해서는 미리 일부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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