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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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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헌재 사건 90%가 재판소원, 인용은 1%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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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도 年4000건 중 1%만 인용

    “사법 행정력의 낭비 심해질 것”

    대법원 확정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한 번 더 심판하는 재판소원 제도를 도입한 나라에선 재판소원 사건이 매년 1만건 가까이 접수되지만, 실제 인용률은 1%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20일 나타났다. 법조계에서는 “재판소원제가 도입되면 사건은 폭증하는 반면, 심리 지연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매년 6000~1만건의 재판소원이 접수된다. 스페인 헌법재판소 담당 사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소원이 인용되는 비율은 2020년 1.2%, 2021년 1.4%, 2022년 0.9%, 2023년 0.8%, 2024년 0.7%로 집계됐다. 독일에서도 매년 3000~4000건의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되지만, 인용률은 1%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재판소원은 사법 행정력 낭비를 부를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 대법원은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되면 연간 1만5000건 이상의 사건이 헌재에 추가 접수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법리 왜곡을 이유로 판·검사를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법 왜곡죄는 선진국 중에선 독일과 스페인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독일은 나치 시기 사법부가 히틀러 정권에 무력했다는 반성을 계기로 법 왜곡죄를 도입했다. 다만 실제 판·검사에 대한 처벌은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친다. 2002년부터 2017년까지 법 왜곡죄로 유죄가 선고된 사례는 56건이었다. 이 가운데 25건은 자유형 집행유예, 28건은 벌금형이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독일은 형법에 직권남용죄가 없어 법 왜곡죄가 필요할 수 있지만, 직권남용죄가 있는 한국에선 중복 입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일본은 법 왜곡죄를 두고 있지 않다. 미국은 형사처벌 대신 ‘법관행동윤리’ 규정에 따라 파면·정직·자격 정지 등 징계로 제재한다. 일본은 ‘특별공무원 직권남용죄’로 판·검사의 위법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직권남용죄가 있는 한국과 비슷한 셈이다.

    대법관 증원과 관련해서는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정권 사례가 유명하다. 차베스 정권은 2004년 대법관 수를 20명에서 32명으로 12명 늘렸다. 하지만 늘어난 대법관 자리는 대부분 친정권 인사로 채워졌다. 이 때문에 사법부가 정치권력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오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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