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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7 (금)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제조업 취업자 비중 15.2%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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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6만명 빠지고, 60대 이상만 늘어

    일자리는 임시·일용직 위주로 증가

    조선일보

    여수국가산단.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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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전체 취업자 가운데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5.2%까지 떨어졌다. 2013년 산업 분류 개편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 고용이 쪼그라들면서, 그 충격이 청년층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과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는 438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7만3000명 줄었다. 2023년 4만3000명, 2024년 6000명에 이어 3년 연속 감소세다. 제조업 비중은 2013~2017년 17%대를 유지했지만 2018년 16%대로 내려앉았고, 2023년 15%대에 진입한 뒤 작년까지 3년째 하락하고 있다.

    사업장 기준으로 노동시장을 들여다보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지난해 제조업 종사자는 372만8840명으로 전년보다 1만1246명(0.3%) 줄었다. 코로나 사태로 경제 전반이 침체했던 2020년(-9만1190명)을 제외하면 최근 5년 사이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경제활동인구조사가 일자리를 찾는 사람 쪽에서 고용 상황을 파악하는 것과 달리, 사업체노동력조사는 실제 사업장에서 몇 명을 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일자리 실태를 보여주는 조사 모두에서 제조업 고용이 크게 꺾이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

    지난달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6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취업지원 컨설팅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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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층 제조업 취업자, 역대 최대폭 감소

    제조업 고용 위축은 청년 고용 한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제조업에서 일하는 15~29세 취업자는 45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6만1000명 급감했다. 마이크로데이터로 확인되는 2014년 이래 가장 큰 낙폭이다. 같은 기간 30대(-1만7000명), 40대(-4만4000명), 50대(-5000명)도 줄었지만, 청년층의 감소 폭이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컸다. 반면 60세 이상은 5만4000명 늘어 제조업 현장의 고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조업 취업자 중 청년 비율도 10.3%로 2014년 이후 처음 10%대로 내려왔다.

    이 비율은 2014~2017년 14%대였지만 2018년 13%대로 떨어진 뒤 등락을 거듭하다 2024년 11.5%를 기록했고, 지난해 1.2%포인트 더 빠지며 10%대까지 주저앉았다.

    ◇임시·일용직만 는다

    일자리 수만 줄어든 게 아니다. 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이거나 정규직으로 일하는 상용 근로자, 즉 안정적 일자리가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해 제조업 상용 근로자는 358만3981명으로 전년보다 1만9506명(0.5%) 감소해 5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반면 계약기간 1년 미만의 임시직이나 일당제로 일하는 임시·일용 근로자는 9554명 늘었다. 안정적 일자리가 빠지고 불안정한 일자리가 그 자리를 채우는 구조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부문은 호황에도 고용 효과가 미미했다.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 제조업 종사자는 지난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늘어난 인원은 489명에 그쳤다. 이 가운데 상용 근로자는 오히려 59명 줄어 3년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자동차 업종의 고용 위축은 더 심각하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은 2년 연속 전체 종사자와 상용 근로자가 줄고, 임시·일용 근로자만 늘었다. 특히 300인 이상 대형 사업장의 상용 근로자는 2978명 감소해 최근 6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미국발 관세충격, AI 확산에 직격탄

    이러한 고용 위축의 배경에는 미국발 관세 충격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한국의 연간 대미 수출액은 1229억달러로 전년 대비 3.8% 줄었고, 품목별 관세가 적용된 자동차 수출액은 13.2% 급감했다. 고용은 경기를 뒤따르는 후행 지표다. 수출 감소가 시차를 두고 제조업 고용 위축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인건비를 줄이려는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AI(인공지능) 기술이 확산하면서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 신입보다는 경력 많은 인력을 적은 인원만 수시로 뽑는 것이 취업시장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고용 시장 한파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 국회가 한미 무역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지 않았다며 한국산 제품 관세를 합의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미 연방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아 무효화되면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고용 위축이 단순한 경기 순환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한다. 반도체를 제외한 국내 주력 산업은 이미 전성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들었고, 대미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 국내 성장 잠재력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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