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월2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농성장에서 교섭 창구 단일화를 담은 노조법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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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0일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하위법령과 해석지침 정비를 마무리했다.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할 구조적 통제에 대한 설명을 구체화하고, 노동쟁의 대상 등을 명확히 했다. 노동계는 “하청노조의 교섭권이 제약될 우려가 있다”고 반발했다.
고용노동부는 24일 개정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간 개정 노조법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안과 해석지침을 마련하고, 입법예고와 행정예고 등을 거쳐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시행령 개정안은 원청과 하청노조가 교섭할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틀 안에서 교섭단위 분리제도를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 하청 노조 간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자율적으로 우선 진행하도록 하되 절차 중 교섭단위 분리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또 원·하청 교섭 전 단계에서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 일부를 판단할 수 있고,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경우 교섭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교섭대상과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였다.
정부는 이날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도 확정했다. 해석지침은 원청이 하청노동자의 근로시간·작업방식 등을 ‘구조적으로 통제’하면, 하청노동자에게 교섭권이 부여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구조적 통제’가 불법파견과 같이 엄격한 요건에서만 인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에 정부는 시행령에 문구를 추가해 불법파견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완화된 요건 아래서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도록 했다. 또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노동자 ‘배치전환’이 일상적 배치전환이 아닌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임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쟁의 대상 범위를 명확히 했다.
정부는 지침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현장의 개별 사례에 노사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해석을 지원한다. 법률 전문가, 현장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를 운영해 사용자 여부 등에 대한 유권해석을 제공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홈페이지에 사용자성 여부 등을 질의할 수 있는 별도 창구를 개설할 예정이다.
정부는 시행 초기 원하청 상생교섭 컨설팅도 실시한다. 전문가 컨설팅팀이 노사 교섭 준비 상황을 진단한 뒤 교섭 의제와 방식 등을 중재·조율해 실질적인 교섭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개정 노조법이 현장에서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는 시행령 정비와 해석지침 확정 등 제도적 기반을 갖추고, 판단지원 및 상생교섭 지원을 통해 현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여나가겠다”라며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사용자 범위 확대와 교섭 의제 보장이라는 개정 노조법의 핵심 취지는 이번 시행령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며 “노동자의 단결권과 교섭권이 실질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내고 “그동안 법원과 행정기관의 해석과 달리 원하청을 포함한 창구단일화 절차를 강제하면서 하청노동자의 교섭권행사에 더 많은 제약을 가하게 됐다”면서 “오늘 의결된 시행령에 따라 원청사업주의 사용자성 인정과 교섭단위분리를 통해 원활하게 교섭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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