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시민단체선 ‘통합 반대’
“통합 단체장 권한 통제 장치 필요”
대전·충남 “국힘 발목잡기에 막혀”
대구참여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와 학계, 정당 관계자 등 180여명은 이날 정치 및 선거제도의 개혁 없는 행정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행정통합은 국가로부터 더 많은 권력과 자원을 넘겨받아 지역의 혁신역량을 높이자는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 지역은 강력한 단체장과 유명무실한 지방의회, 허약한 시민사회로 의사결정 구조가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에 막대한 돈과 권력을 주면 ‘제왕적 단체장’의 탄생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단체장과 의회가 정치적 동종교배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그것은 대재앙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통합단체장의 권한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 마련과 지방의회 권한 강화 등을 통합 추진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또 지방선거 제도를 개혁해 정치적 다양성과 대표성, 민주성이 대의체제에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단체장 결선투표제, 광역의회 비례의원 30% 이상 확대, 기초의회의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구경북 보건단체연대회의도 이날 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 즉각 폐기를 촉구했다. 연대회의는 “시도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졸속 통합, 그 속에 숨겨진 의료 민영화 특례는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지역민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악법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행정통합에 찬성했던 대구시의회도 지난 23일 “권한과 재정이 비어 있고 대표성의 균형이 무너진 졸속 통합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2024년 12월 (시의회가) 통합에 동의한 것은 중앙 권한의 실질적 이양 등을 담보로 전제한 것”이라며 “지금 추진되는 통합특별법 수정안은 취지와 방향이 현저히 달라졌다”고 했다.
경북도는 정치권에 행정통합 필요성을 거듭 설명하며 추진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부와 국민의힘 지도부에 관련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대전 통합 및 충청발전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법사위에서 대전·충남, 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 처리가 무산됐으며, 이 발목잡기의 주역은 다름 아닌 해당 지역의 자치단체장과 시도의회, 즉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날 “민주당 중심의 법안으로는 지역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없고, 그런 의미에서 법사위 유보 의견은 아주 잘한 일”이라며 “대전·충남 통합 문제는 시도민의 의견을 충분히 더 수렴하고 나아가 항구적인 재정 지원과 인사·사업·조직권이 보장되는 법안을 만들 때만 가능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이 최종 무산될 경우 지역에서는 여야 간 책임 공방이 거세지고,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통합 무산 책임론이 부각될 수 있다.
백경열·김현수·이종섭 기자 merci@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