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문창우 주교 주례로 중문성당 기공식 개최
제주4·3사건 당시 주민 71명 희생된 학살터
새 성당 건립, 기존 성당은 기억관으로 활용
4·3 학살터에 세워져 4·3 기념성당으로 지정된 천주교제주교구 중문성당이 새 성당을 지으면서 기존 성당을 4·3을 기념하는 전시관인 ‘치유와 평화의 기억관’으로 활용한다. 새 성전 조감도. 중문성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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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11월5일 무장대의 중문지서 습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 중문리에 군인, 경찰, 서북청년단 등 토벌대가 주둔하며 주민에 대한 총살극이 시작됐다. 군경은 토벌을 피해 입산한 청년들을 대신해 그 가족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특히 현재 중문성당이 있는 옛 신사터에서는 중문리 주민 34명, 색달리 17명, 강정리 6명, 상천리 5명 등 모두 71명이 희생됐다. 당시 희생당한 주민 중에는 도피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80대 노인에서부터 2살 난 아기까지 포함됐고, 일가족이 함께 집단 총살되는 비극이 잇따랐다.
제주 4·3 당시 잔혹한 학살이 자행됐던 비극의 장소가 상처를 보듬는 ‘치유와 평화의 기억관’으로 거듭난다.
26일 천주교제주교구에 따르면 중문성당은 오는 28일 오후 2시 서귀포시 천제연로 중문성당에서 제주교구 교구장인 문창우 주교 주례로 ‘중문 치유와 평화성당’ 기공식을 연다.
새 성당은 연면적 1322㎡ 규모로 2027년 7월 초순 완공을 목표로 한다.
특히 기존 성전은 철거하지 않고 4·3을 기념하는 전시관인 ‘치유와 평화의 기억관’으로 활용된다. 제주의 평화와 치유를 기원하는 성모 경당과 기념탑도 함께 조성된다.
현재 중문성당 자리는 일제강점기 신사가 있던 ‘신사터’이자 4·3사건 당시인 1948년 10월부터 1949년 1월까지 토벌대가 수시로 주민을 총살한 학살터다. 이후 외국인 신부와 신자들이 돌을 깎고 나르는 수작업을 통해 성당을 조성해 현재에 이르렀다.
4·3 학살터에 세워져 4·3 기념성당으로 지정된 천주교제주교구 중문성당. 중문성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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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장이던 강우일 주교는 2018년 10월 중문성당을 4·3 희생자를 기리는 ‘4·3 기념성당’으로 지정했다. 4·3 기념성당 십자가가 제작됐고, 희생자 유가족과 함께 4·3 기념비 제막식도 가졌다. 중문성당에서는 매년 희생자를 위한 추모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새 성당과 4·3기억관 건립 사업은 지난해 1월 부임한 고병수 주임 신부가 부임하면서 본격화됐다. 뜻에 동조한 많은 신자의 기부와 더불어 수원교구 소속 황창연 신부가 봉헌한 약 21억원의 상당의 청국장 판매 수익금이 건립 기금의 밑거름이 됐다.
중문성당은 “중문성당 부지는 제주 4·3의 주요 희생 현장인 만큼, 이를 기억하고 치유와 평화를 향한 공동체적 사명을 담아 성당을 건립하는 데 깊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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