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은 당시 부천지청 지휘부가 쿠팡 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수사한 주임 검사 등에게 압력을 행사해 불기소 처분하도록 강요했다고 결론낸 것이다. 하지만 특검 수사 과정에서 이와 배치되는 정황도 나와 법조계에서는 “재판에서 직권남용 혐의를 두고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란 말이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이 사건 주임 검사였던 신가현 검사의 휴대전화에서 신 검사가 동료에게 보낸 “엄뚱은 (쿠팡사건 처분에 대해)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검사 휴대전화에선 “안 되는 사건을 문지석이 튀어보려고 무리하고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발견됐다고 한다. ‘엄뚱’은 엄희준 전 지청장을, ‘문지석’은 엄 전 지청장에게 외압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당시 부천지청 형사3부장(현 수원고검 검사)을 가리킨다. 엄 전 지청장 측은 이런 문자를 근거로 외압을 행사한 적 없다고 주장한다.
특검이 기소를 강행하자 엄희준 전 지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주임 검사 의견대로 처리하라는 것이 직권남용이라면 처벌 안 받을 검사가 어디 있겠느냐”며 “어처구니없는 조작 기소에 대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그는 안 특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김동희 전 차장검사도 입장문을 내고 “직권남용에서 가장 중요한 ‘동기’는 밝히지 못한 채 (쿠팡 측을 기소한) 자신들과 다른 결정을 내렸으니 책임을 묻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부천지청은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 규칙을 변경해 퇴직금을 체불했다는 혐의를 수사한 끝에 작년 4월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그런데 같은 해 10월 문 검사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하라는 상부 압력이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특검 수사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엄 전 지청장은 국회에 출석해 “김동희 차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문 부장도 무혐의 처분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 검사는 특검에서 “회의가 열린 적이 없다”며 “엄 전 지청장이 사건 전결권을 부장검사에서 차장검사로 상향하는 등 쿠팡 사건을 마음대로 주물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결권자를 부장검사에서 차장검사로 바꾼 것과 관련해 엄 전 지청장 측은 “허위 보고, 보고 누락 등 문 부장의 역량 부족과 부적절한 처신이 심각해 불가피하게 조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특검은 지난 3일 CFS 엄성환 전 대표와 정종철 현 대표, CFS 법인 등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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