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습] WTI도 12% 올라 배럴당 75달러
“호르무즈 장기 봉쇄땐 120달러”
정부 “원유 등 208일치 비축중”
해운-항공업도 연료비 뛰어 타격
● 한때 13% 급등한 국제유가
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오전 9시 반경 전날보다 5.98달러(8.21%) 상승한 배럴당 78.85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오전 3시 반 기준 배럴당 72.1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5.08달러(7.58%)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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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는 이날 한때 13% 급등하며 배럴당 82달러를 돌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 폭을 보이기도 했다. WTI도 개장과 동시에 12% 넘게 급등한 75.33달러까지 뛰며 개장 직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해안지역 라스 타누라에 위치한 최대 정유시설에 접근한 드론이 요격돼 그 여파로 시설 가동이 일부 중단된 것도 유가 급등을 부추긴 배경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쿠웨이트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드론은 격추됐으며 가동 중단은 피해 상황 점검을 위한 조치로 알려졌지만 향후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드론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진 것이다. 전규원 하나증권 연구원은 “군사적 충돌이 1개월 이상 지속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원유 가격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4월부터 하루 20만6000배럴을 증산하기로 합의하면서 국제유가 상승 폭이 우려했던 것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주재한 중동 상황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원유와 석유 제품 208일분을 비축하고 있다며 당장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 중인 우리 선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 고유가에 우려 커지는 한국 산업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석유화학, 항공, 해운은 물론 국내주력 수출업종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한국 선원들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인 아랍에미리트 제벨알리항이 이란의 공격을 받은 모습을 직접 촬영한 것이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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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계는 유가 상승의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낮은 가격으로 사들인 기존 원유를 정제해 비싸게 판매할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고유가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이 들여오는 원유의 70%가 중동산이라 원유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석유화학 산업은 원유를 정제할 때 생기는 나프타가 기초 원료다. 원유 가격이 나프타 가격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유가 상승이 즉각 원가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만약 비싼 원가 탓에 수익성이 떨어지면 생산 시설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운업과 항공업도 고유가로 인해 타격이 우려되는 업종이다. 두 업종 모두 연료비가 전체 비용에서 30% 안팎을 차지한다. 특히 해운사들은 이번 상황이 장기화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연료비 상승이 우려되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 육상과 연계된 대체 항로를 찾아야 해 추가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류 비용은 늘어나고, 유가는 상승할 것”이라며 “수출 중심 경제이면서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타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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