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이후 ‘관악산 챌린지’ 열풍
SNS ‘연주대 인증샷’ 잇따라 확산
빙판길에도 ‘기운 받기’ 산행 줄이어
“이번엔 ‘관악산 챌린지’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관악산 등반 열풍이 확산하고 있다.
tvN 인기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박성준 역술가가 “인생이 안 풀릴 때는 관악산으로 가라”고 조언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이후 관악산 ‘운맞이 산행’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연주대에서 소원을 비는 본지 한재경 PD 모습과 방송 장면을 합성한 이미지. 한재경 PD·tvN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기운 받으러 왔습니다”…SNS는 ‘연주대’ 인증 열풍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관악산 정상 ‘연주대’ 인증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로또 당첨 기원”, “취뽀(취직 성공) 부탁해” 같은 문구와 함께 기운을 나눠 받겠다는 게시글이 줄을 잇는다. 15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관악산’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만 32만건에 달한다.
지난 8일 현장을 찾은 본지 한재경 PD는 입구에서부터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했다. 이날 그는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출발하는 ‘서울대 공대 코스(2.4km)’를 이용했다. 난이도는 다소 높지만, 정상까지 가장 빠르게 오를 수 있어 많은 등산객이 찾는 경로다.
한 PD는 “산 입구부터 평소 보던 등산객들과는 공기가 달랐다”며 “형형색색 등산복 대신 트레이닝복 차림의 2030 청년들이 서로 ‘우리 오늘 운발 제대로 받고 가자’며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8일 관악산 등산로가 얼어붙은 눈으로 뒤덮여 등산객들이 조심스럽게 이동하고 있다. 일부 구간에서는 네 발로 기어 오르는 모습도 목격됐다. 한재경 PD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네 발로 기어서라도…해빙기 빙판 뚫고 ‘운’ 찾기
서울대 공학관 쪽에서 정상인 연주대까지는 왕복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접근성이 좋은 코스지만 3월 해빙기 산행은 만만치 않았다.
전날 내린 눈이 녹지 않아 등산로 곳곳이 얼음판처럼 미끄러웠다. 등산객들은 “봄인 줄 알고 왔는데 거의 스케이트를 타는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 8일 관악산에서 등산객이 부상을 입어 119 구조헬기가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재경 PD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실제로 주말 인파가 몰리면서 부상자가 발생했고, 119 구조대가 긴급 출동하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그렇다면 이들이 궂은 날씨를 무릅쓰고 관악산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악산은 강한 화기를 품은 ‘불의 산’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사주에 부족한 기운을 산의 정기로 보충하려는 이른바 ‘개운 산행’이다.
실제로 한 PD의 사주에는 ‘불(火)’ 기운이 전무하고 ‘흙(土)’만 4개다. 그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나선 것”이라며 웃었다.
관악산에는 ‘세 번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설화도 전해 내려온다. 취업·연애·시험 등 인생의 중대사를 앞둔 젊은 세대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다.
본지 한재경 PD가 관악산 정상 연주대에서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고 있다. 한재경 PD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관악산 산행 일주일 뒤…“로또는 아니지만 소소한 변화도”
산행을 다녀온 지 일주일이 지난 15일 한 PD에게 다시 연락해 ‘운이 좀 풀린 것 같으냐’고 물었다. 그는 “아직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다”며 웃어넘겼지만, 이내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전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작은 금전적인 소식이 들어왔어요. 큰 금액은 아니지만 들어온 타이밍이 묘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농담 섞인 말도 덧붙였다.
“관악산에서 빌었던 소원이 조금씩 풀리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산행을 통해 얻은 긍정적인 마음가짐 덕분일까요?”
김리원 기자 rewonv@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