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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0 (금)

    “아동 방임” 신고 있었지만…막지 못한 울산 일가족 5명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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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남성·자녀 4명 숨진 채 발견

    경찰 현장 확인 때 ‘이상무’ 판단

    건강보험 체납 등 위기 징후도

    울산의 한 빌라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들이 사망하기 전 자녀가 다닌 학교 측은 “아동 방임이 의심된다”며 신고했고, 건강보험료가 체납되는 등 위기 징후도 포착됐지만 죽음을 막지 못했다.

    19일 울산 울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48분쯤 울주군 한 빌라에서 30대 남성 A씨와 미성년 자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자녀들은 올해 초등학교를 입학한 1학년 B양을 빼면 모두 미취학 아동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등을 토대로 A씨가 홀로 자녀를 양육하며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서에는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쓰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안에서 확인된 이들의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과 주변인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해당 가정은 학교를 통해 이미 한 차례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B양이 다니던 학교의 교사가 “아동 방임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3월 입학 이후 아이가 학교에 나오지 않아 신고 당일 세 차례 가정방문을 진행했다”며 “이때 A씨와 B양을 만나지 못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은 울주군 학대 전담 공무원과 함께 현장을 확인했다. 하지만 아동학대나 방임의 정황이 전혀 없다고 봤고, A씨가 생활고를 호소하자 지자체에 복지 지원을 연계했다. 울주군에 따르면 이 가족은 지난해 3월부터 복지 사각지대 발굴 명단에 포함돼 지원을 받았다. A씨가 직접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12월까지 긴급 생계·주거지원비 806만원과 전자레인지, 쌀 등 생필품이 지원됐다.

    집안 사정상 지난해 말부터 A씨가 홀로 네 자녀를 양육하게 되면서 건강이 악화됐고, 생계는 더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건강보험료가 100여만원 체납됐다. 행정복지센터 측은 지난달부터 여러 차례 기초생활수급과 한부모가족 지원 신청을 권했지만 A씨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지난달 이미 수차례 추가 복지 지원 신청을 안내했는데 A씨가 이를 강하게 거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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