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1 (토)

    [서초동 25시] 개인회생 처리, 법원마다 제각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역별로 심사 방식 다르고

    처리 기간도 최대 3배 차이

    빚을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자가 법원을 통해 채무를 감면받는 제도인 ‘개인회생’ 처리가 법원마다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어느 법원에 신청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복불복’이라는 것이다. 법원마다 심사하는 방식이 제각각이고, 사건 처리 기간도 최대 3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도산법연구회에 의뢰해 ‘개인 회생 절차의 지역 편차 현황 및 해소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지난 6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개인회생은 빚이 너무 많아 갚기 어려운 사람이 법원의 허락을 받아 일정 기간 성실히 빚을 갚을 경우, 남은 빚을 탕감해주는 제도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회생 신청으로부터 법원이 회생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결정하는 ‘개시 결정’까지 걸리는 기간이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9개월까지 법원마다 달랐다. 의정부지법은 평균 287.8일(9개월)로 가장 오래 걸렸다. 반면 울산지법은 101.7일(3개월)이었다. 회생 절차 개시 이후 법원이 채무자의 변제 계획 등에 대해 최종 인가 결정을 내리기까지 울산지법은 평균 158.5일이 걸렸지만, 서울회생법원(84.2일)과 춘천지법 강릉지원(79.4일) 등은 절반 수준밖에 안 됐다.

    법원마다 회생 절차를 위해 요구하는 서류와 심사 기준도 달랐다. 대구·부산·전주지법은 배우자나 가족의 소득 자료를 요구했지만, 인천지법은 요구하지 않았다. 대구지법의 경우, 코인 등 가상 자산 거래 내역까지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주식이나 코인 투자, 도박 등으로 인한 손실을 판단하는 기준은 일부 법원에서 엄격했다. 인천·춘천·전주지법은 이 같은 손실을 ‘사행성 채무’로 보고 채무자가 갚아야 될 돈에 합산하고 있다. 최근 서울회생법원 등 일부 법원에서는 주식이나 코인 투자 손실금과 도박 빚을 구분해 변제 기준을 정하고 있다.

    개인회생 신청은 이 제도가 도입된 2004년 9070건에서 2024년 12만9498건으로 20년 만에 14배 이상 증가했다. 작년 4월을 기준으로 보면, 서울과 수원·부산 등 3곳에 있는 회생법원이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 사건의 절반(48.5%) 가량을 처리했다. 올해 대전과 대구, 광주에 회생법원이 새로 생기면서 전국 회생법원은 총 6곳으로 늘어났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개인회생 사건의 지역 편차에 대해 심층 분석이 필요해 외부 기관에 처음 연구를 의뢰했다”며 “보고서를 검토해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유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