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인터뷰
“회의실 대신 산업 현장으로…
정책의 출발점은 기업 목소리”
AI 전환으로 산업 체질 혁신
21개국 27개소 수출 거점 확대
창업부터 재도전까지 선순환
김현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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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든든히 뒷받침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 출신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김현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 원장은 20일 경기 수원시 경과원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며 ‘확산’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난 1년이 정책의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그 성과를 경기 전역으로 넓혀 기업이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다. 김 원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3고(高)’ 위기 속에서 인공지능(AI) 전환, 수출 확대, 창업 생태계 강화를 경기 산업 혁신의 핵심 전략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경과원은 경기 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종합지원 허브 역할을 하는 공공기관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1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세계 경제는 미·중 갈등과 공급망 재편이라는 큰 전환기에 놓여 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는 지역 기업을 가장 가까이서 돕는 기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경과원은 단순한 행정 지원 기관을 넘어 기업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현장 솔루션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년은 그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시간이었다.”
―‘현장’을 강조해 왔는데.
“취임 직후부터 일하는 방식을 바꿨다. 내부 보고 중심 회의를 줄이고 산업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릴레이 현장 간부회의’를 도입했다. 기업 현장 간담회는 23차례 열렸고, 심층 상담 319회, 기업 SOS 애로 상담 1212건을 진행했다. 회의실에서는 보이지 않는 문제가 공장과 연구소 현장에서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기업 간담회와 상담을 통해 확인한 결론은 하나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소명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통상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
“지금은 예측하기 어려운 ‘뉴노멀’ 시대다. 중소기업이 자체 역량만으로 글로벌 시장의 파고를 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경기 기업의 해외 진출 거점인 경기비즈니스센터(GBC)를 올해 튀르키예 이스탄불과 하반기(7~12월) 베트남 하노이로 늘려 21개국 28개소로 운영할 계획이다.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해외 마케팅을 돕고 통관과 법률 자문 등 현지 밀착형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수출은 일부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창업 생태계 강화 방안은 무엇인가.
“경기는 전국 창업 기업의 30% 이상이 몰린 국내 최대 창업 지역이다. 단순히 창업 기업 수만 늘리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창업-성장-투자-재도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판교 스타트업캠퍼스를 중심으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대기업과 투자사,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창업 공간을 확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이 성장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미래 산업 전략으로 AI와 바이오를 강조했다.
“AI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다. 생성형 AI 기술이 산업 전반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경과원은 성남과 고양에 경기 AI 캠퍼스를 조성하고 전국 최초의 피지컬 AI 랩을 운영하고 있다. 성남과 하남, 의정부, 부천, 시흥 등 5개 거점에 AI 클러스터도 만들고 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전통 제조업의 AI 전환이다. 섬유나 가구 같은 산업도 디자인부터 생산, 고객 맞춤형 서비스까지 AI 기술을 활용해야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앞으로는 AI 활용 여부가 기업 경쟁력의 격차를 만드는 시대가 될 것이다.”
―지역 대학, 산업과의 연결고리도 강화했다고 들었다
“지역 혁신 중심 대학지원 체계(RISE)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전국 최우수 평가를 받아 652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고, 67개 대학에서 447개 단위 과제가 추진 중이다. 대학이 지역 산업과 연계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고 기업은 필요한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다. 결국 지역과 대학, 산업이 하나의 공동체처럼 협력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과 혁신이 가능하다.”
―바이오와 대학 혁신을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 전략은 무엇인가.
“바이오 산업과 지역혁신 정책을 연계한 ‘통합형 혁신 전략’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와 광교 바이오허브를 축으로 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강화하며, AI·바이오 융합 산업을 선도하는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광교 바이오허브의 ‘랩 스테이션’과 ‘에듀 스테이션’을 통해 24개 스타트업 보육과 연간 555명의 실무 인재 양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결국 AI와 바이오가 결합하는 미래 산업 현장에 대학의 연구 역량과 기업의 수요를 맞물리게 하여, 광교 바이오클러스터를 전국적인 혁신 거점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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