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테기 외무상은 “논의 안 돼” 부인
이란 구금 일본인 2명 중 1명 석방
22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20일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 측과 협의를 거쳐 일본 관련 선박의 통과를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일본 측과 봉쇄의 일시적 해제를 위한 협의에 이미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 “이란의 핵 개발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규탄한다”면서 미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직후 나온 발언이다. 미국이 한국·일본·영국·프랑스 등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일본은 “법의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트럼프는 이에 “일본은 적극적이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는 다르다”고 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인터뷰에서 일본이 “침략 행위를 종식시키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휴전이 아니라 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원한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22일 후지TV에 출연해 “아라그치 장관과 지난 9일, 17일 두 차례 통화했다”면서 “통화에서 일본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관련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했다. 일본 선박만 따로 통과시키기 위한 양자 교섭은 없다고 부인한 것이다. 모테기 외무상은 당시 통화에서 호르무즈 항행 안전 보장과 억류된 일본인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이란은 이날 구금하고 있던 일본인 2명 중 1명을 석방했다. 이란과 꾸준히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일본의 전략이 일부 성과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본이 미국의 요구에 응해 자위대 파견에 나서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모테기 외무상은 자위대 파견은 휴전을 전제로만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일본의 기뢰 제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휴전 상태가 되고 기뢰가 장애가 된다면 (자위대 파견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가 자위대 파병 조건과 지원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건 처음이다.
지난 19일 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모테기 외무상은 다카이치 총리가 자위대 파병에 따르는 법적 제약을 설명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겠지’라는 느낌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면서 “구체적인 약속을 하거나 과제를 떠안고 돌아온 것은 전혀 없다”고 했다.
[도쿄=류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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