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반정부 봉기 이용 계획”
네타냐후, 트럼프 설득에 이용
이란 정부 건재… 시위대 ‘조용’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이스라엘이 대이란 전쟁을 준비할 때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찾아가 “전쟁이 시작되면 며칠 안에 이란 반대 세력을 결집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바르니아 국장은 이란 국민의 반정부 봉기에 불을 붙여 이란 정권 붕괴를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고, 지난 1월 방미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당국자들에게도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NYT는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모두 이런 낙관적인 전망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고위 당국자들과 이스라엘 내 다른 정보기관 일부 구성원은 해당 계획이 현실화할지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기에 이란 지도자들을 제거하고 정권 교체를 유도하는 일련의 첩보작전을 펼치면 대규모 봉기가 일어나 전쟁을 신속히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한 후 첫 연설에서 이란 시민들에게 “정부를 장악하라. 그러면 정부는 여러분의 것이 될 것”이라고 촉구한 배경에도 모사드의 이러한 시나리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쟁 발발 4주차에도 이란에서 대규모 봉기는 일어나지 않았다. 미·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란 정부가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이란 군경의 탄압이 거세 이란 내 자생적 반란이나 외부 무장세력의 국경 돌파 가능성이 위축된 상태라고 결론지었다.
네이트 스완슨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은 “많은 이란 시위대가 총에 맞을 것이기 때문에 거리로 나오지 않고 있다”며 “그들은 정권을 싫어하지만 정권에 반대하다가 죽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열렬한 반정부 인사들이 있지만 그들은 무장하지 않았으며 대다수 국민을 거리로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대규모 반란을 선동할 수 있다는 믿음은 이번 전쟁 준비 과정의 근본적인 결함이었다”며 “이란 정권은 오히려 세력을 결집해 전쟁을 확대했으며 페르시아만 주변 국가의 미군기지와 에너지 시설 등을 겨냥해 반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체제 전복과 핵 개발 차단 등 미국의 초기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졌고, 이제는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확보가 새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WP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장악력을 무너뜨리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며 전쟁을 끝내고 글로벌 에너지 위기 확산을 막으면서 이란으로부터 향후 공격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을 박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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