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기업 최초 미 ADR 상장
10~15조원 규모 가닥...역대 최고
현재 PER 5.7배...주가 190만 원 가능성도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 뉴스1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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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추진한다.
25일 SK하이닉스는 전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From F-1)을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는 공시에서 “2026년 연내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다만 상장 공모의 규모, 방식, 일정 등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6개월 내에 구체적인 사항을 재공시 할 예정이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26에서 기자들과 만나 ADR 상장을 검토한다고 언급했는데, 이후 약 1주일 만에 SEC에 공모 등록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ADR은 해외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 돼 거래될 수 있도록 만든 대체 증서다. 올들어 반도체 업계가 초호황을 겪으며 SK하이닉스에 투자 하고자하는 미국 기관들이 많았는데, 이런 상황에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고 보고 상장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 기업 중 ADR 상장을 한 기업은 SK텔레콤, 포스코홀딩스, KT, 한국전력 등으로, SK하이닉스가 ADR 상장을 실현할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 중에서는 최초로 기록될 전망이다.
◇역대 최대 韓 기업 ADR 상장
SK하이닉스는 신주 발행 방식으로 약 10조~15조원 규모의 ADR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조원은 대형 기업공개(IPO)와 맞먹는 수준으로, 역대 한국 기업의 미국 ADR 상장 중에서도 최대 규모다. 반도체 업계에선 향후 삼성전자도 ADR 상장을 할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의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첨단 반도체 기술력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투입해야하는 자금이 큰 만큼, 자금 조달이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24일 SK하이닉스는 네덜란드 ASML의 EUV 장비를 12조원 규모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또 현재 지어지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비용도 2019년 128조원 수준에서 600조원으로 불어났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설비 투자 비용을 30조원으로 끌어올린 만큼, ADR 상장을 통한 달러 수급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미국 ADR 상장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하는 기반이 되어줄 전망이다. 미 증시에 상장할 경우, 그 동안 한국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웠던 미 대형 연기금, 헤지펀드,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 받을 수 있다. 또 한 번 상장을 하면 추후 유상증자나 채권 발행 등도 훨씬 수월해지며,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와 지분 동맹을 맺고자 할 때 ADR를 제공하며 쉽게 주식 교환을 할수도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충분한 현금은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적 자산이자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훌륭한 보험”이라며 “100조원 이상의 순현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ADR 상장, 주가에 득일까 실일까
다만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을 둘러싼 주주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갈렸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25년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16.56배지만, 급격하게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6년 선행 PER은 5.4~5.8배 수준으로 떨어진다. SK하이닉스가 미 상장을 통해 PER이 마이크론(약 19배) 수준으로만 오를 수 있어도 주가가 높게는 190만원 선을 터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우려도 있다. 이날 주총에선 주주들이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한 주주는 “ADR을 왜 신주로 발행하는 것이냐”며 “자사주를 매입해서 ADR 상장하라”고 지적했다. 최대 15조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면 주가가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필요한 자금 규모가 있다”며 “(신주 발행 또는 자사주 매입은)순서의 문제로 보인다. 향후 자자수 매입 형태도 될 수 있다 본다”고 답했다.
[오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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