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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트럼프 공격 유예 발표 15분 前, 누군가 ‘유가 하락’에 8700억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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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 정부 이용 의혹 나와... “큰 돈 벌었을 것”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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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공격을 유예하겠다고 발표하기 직전 국제 원유 선물 시장에서 거래가 급증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이를 두고 발표 직전 내부 정보를 이용한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FT에 따르면 뉴욕 시각으로 지난 23일 오전 6시 49분과 50분 사이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계약이 약 6200건 체결됐다. 거래 규모는 5억8000만달러(약 8700억원)에 달했다. 특히 브렌트유와 WTI 거래량은 같은 시간인 오전 6시 49분 33초에 급증했다. 직후 S&P 500지수 선물의 가격과 거래량도 급등·급증했다.

    그로부터 15분 뒤 오전 7시 4분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최근 이틀간 이란과 중동 내 적대 행위의 완전한 해결에 대한 훌륭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향후 5일간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연기할 것”이라고 올렸다.

    글이 올라온 직후 유가는 급락했고 S&P 500 지수는 상승했다. 발표 직전 유가 하락을 내다보고 원유 선물 매도에 나선 이들은 단시간에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두게 된 것이다. 이번 거래량이 단일 주체에 의한 것인지, 여러 주체에 의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처럼 정교한 타이밍에 이뤄진 대규모 거래를 두고 내부자 거래 의혹이 나오고 있다. 미국 브로커리지의 한 시장 전략가는 이날 거래에 대해 “인과관계를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트럼프의 게시물 15분 전에 누가 그렇게 공격적으로 선물 매도에 나섰을지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한 펀드매니저도 “25년간 시장을 지켜본 직감으로는 이번 일은 매우 비정상적”이라며 “월요일 오전에는 중요한 경제 지표 발표도 없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의 공개 발언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큰 거래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며, 누군가는 순식간에 큰돈을 벌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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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개장 후 뉴욕 증권거래소 장내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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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이번 선물 매도 규모가 이란 전쟁 이전에 활발했던 시장 전체 거래량과 비교하면 큰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컨설팅 업체인 에너지에스펙츠의 파생상품 담당자 팀 스키로우는 “평소 그 시간대보다 거래량이 많긴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규모는 아니다”라며 “모든 사람이 매수(롱) 포지션이었기 때문에 격렬한 반응이 일어났을 수 있다”고 했다. 전쟁 때문에 대부분 투자자가 유가 상승에 베팅하고 매수한 상태에서 일련의 매도 물량이 나오자 너도나도 팔기 시작했고 유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베팅 사이트에서도 수상한 정황이 포착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래 예측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서 ‘3월 31일까지 미국과 이란의 휴전 성사 여부’를 묻는 상품에 최근 수십만 달러 규모의 베팅이 집중됐다. 지난 21일 전후로 새로 생성된 8개 계정이 모두 7만달러(약 1억원)를 휴전이 성사된다는 쪽에 걸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유예 발표 이틀 전이다. 만약 이달 31일까지 휴전이 성사될 경우 이 계정들이 거두게 될 수익은 82만달러(약 12억 2000만원)로 추정된다.

    이런 의혹에 대해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의 유일한 초점은 미국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내부 정보를 불법적으로 이용해 이익을 얻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증거 없이 그러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보도는 근거 없고 무책임하다”고 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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