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 분기점]
트럼프, 核포기 등 ‘재탕’ 요구안에
이란 “미사일 제한 불가” 입장차 커… 美와 대면 협상엔 국회의장 나설듯
이란, ‘유대계’ 윗코프-쿠슈너 불신… 대화상대로 ‘밴스’ 선호 입장 전해
JD 밴스 미국 부통령. 2026.02.05 워싱턴=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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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4일(현지 시간)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 측에 15개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미국이 이 ‘15개 항’을 논의하기 위해 한 달간 휴전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다만 CNN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이란이 해외 비(非)개입주의 성향이 강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을 협상 상대로 선호한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는 등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핵 개발 포기, 우라늄 농축 중단 등 미국의 요구 사항을 이란이 현실적으로 수용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쟁 발발 뒤 이란이 봉쇄 중인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도 미국은 ‘공동 관리’를, 이란은 ‘단독 관리’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란에선 지난해와 올해 전쟁 모두 미국과 핵 협상을 벌이는 도중 발발했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이 함정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란 관계자들은 중재국에 “더 속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 호르무즈 해협, 미-이란 입장 첨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란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이란과의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를 포함해 종전을 위한 양국 합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크웨인 멀린 신임 미 국토안보장관의 취임식을 주재했다. 워싱턴=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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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12 등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에 요구한 15개 항에는 이란이 보유한 핵 능력을 해체하고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우라늄 농축 금지 △60% 농축 우라늄(약 450kg)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이관 △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의 핵 시설 해체 △역내 무장단체 지휘 및 지원 중단 △미사일 사거리와 수량 제한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 보장 등도 포함됐다.
미국은 그 대신 2002년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이 제기된 후 국제사회가 부과했던 여러 제재를 해제하고 부셰르 원자력발전소의 전력 생산을 포함한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란이 핵 관련 합의를 위반하면 경제 제재를 자동으로 복원하는 ‘스냅백(Snapback)’ 조항도 폐기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미국의 15개 요구 조건이 지난해 6월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 벌인 ‘12일 전쟁’ 직전 핵 협상 당시 미국이 이란에 제시했던 내용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또 이란이 수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1년 전 요구를 다시 전달한 것 자체가 이란과의 협상 의지 부족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등 중재국과 협상을 위한 기초 여건이 마련됐는지를 타진하는 ‘예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가 제3자를 통해 간접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르면 이번 주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양국 간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때 이란에선 혁명수비대 출신으로 강경파로 분류되는 갈리바프 의장과 온건파인 아라그치 장관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협상에 임할 경우 △미군의 군사 행동 중단 보장 △이번 전쟁 피해에 대한 금전적 배상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인정 등을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은 미사일 프로그램의 제한에 대해선 ‘절대 불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란은 밴스 선호하고, 윗코프와 쿠슈너는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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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협상 파트너로 밴스 부통령을 선호하는 것 또한 주목받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2024년 미국 대선 때부터 “이란과의 전쟁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이란이 윗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주도했던 미국과의 핵 협상 중 이번 전쟁이 발발해 두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 전 고문 모두 유대계이며 이스라엘 정부와 가깝다는 것도 단점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주도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밴스도 관여하고 있고 나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쿠슈너 고문, 윗코프 특사도 관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밴스 부통령에게 협상의 전권을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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