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시장 “우리의 온전한 협력 기대해달라”
한 아이티 출신 가족이 2일 망명 신청자 임시숙소로 꾸며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경기장으로 함께 들어가고 있다. <시비시> 뉴스 갈무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국경을 넘어 몰려드는 망명 신청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캐나다 퀘벡주가 랜드마크로 꼽히는 올림픽 경기장을 개방했다. <시비시>(CBC) 뉴스는 2일 퀘벡주가 5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몬트리올 경기장을 망명 신청자 환영센터 겸 임시 숙소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경기장에 짐을 푼 망명 신청자는 전체의 90% 이상이 아이티 출신이었다. 어린아이와 임산부도 많았다. 드니 코데르 몬트리올 시장은 트위터에 “몬트리올은 아이티 난민을 환영한다”며 “우리의 온전한 협력을 기대해달라”고 적었다.
몬트리올 경기장은 최근까지도 스포츠 경기와 무역 박람회, 콘서트가 열렸던 곳이다. 퀘벡주는 물 밀듯 닥치는 난민들을 수용하기에 기존 공간이 부족해지자 경기장을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내부에는 현재 150개의 침대가 설치됐고 샤워 시설과 조리 구역도 갖춰졌다. 질병 관리와 망명 신청 서류 작성을 돕는 인원도 배치됐다. 퀘벡주 난민구호단체인 프라이다의 프랑신 뒤피이는 “최대 450명까지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고 며 “각종 시설까지 합치면 전례없는 규모”라고 밝혔다. 망명 신청자들은 정착 지원금을 받으며 장기 투숙할 수 있는 거주지를 찾을 때까지 이 곳에서 임시로 머물게 된다.
캐나다 몬트리올 경기장에 꾸며진 임시 숙소의 간이 침대. <시비시> 뉴스 갈무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퀘벡주는 이 경기장 외에도 도시 곳곳에 설치된 난민 센터에서 이들을 수용하고 있다. 프라이다 측은 그간 약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와이엠시에이(YMCA) 센터에서 망명 신청자 대부분을 수용했으나 최근 몇 주간 수요가 급격히 늘어 새로운 장소를 찾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을 보면 올들어 캐나다 망명을 원하는 난민 최소 4300명이 미국 국경을 넘어 입국했다. 특히 퀘벡주를 통해서만 지난 6월말까지 3300여명이 캐나다 땅을 밟았다. 매니토바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도 망명 신청자들의 발길이 몰렸다.
미국 정부는 2010년 대지진 발생 당시 입국한 아이티 국민들을 ‘임시 보호 신분’(TPS)으로 분류해 난민 대우를 해왔으나 지난 5월 이 지위를 더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내년 1월까지 아이티 출신 5만8000여명이 추방될 위기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기조와 맞물리면서 최근 신변 불안을 호소하는 난민의 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 페이스북]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