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유통 대기업 규제 너무 없어"
탈원전 담당 산업비서관 사표說… 靑 "사표 제출 안해" 민감한 반응
인태연 비서관 |
청와대 인태연 자영업비서관은 23일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에게 부담을 준다는 지적에 대해 "최저임금은 (실제 영향이) 딱 요만큼밖에 안 되는데도 큰 위협감이 된다"면서 "유통 대기업들의 지나친 시장 진입, 그래서 독점화되는 경향. 이게 장사가 안되는데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최근 자영업자 위기가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대기업과 시장 구조 탓이라는 것이다.
인 비서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 진입) 구조를 확 바꿔줘야 (최저임금이) 몇 백원, 1000원 올라도 자영업자의 부담이 확 줄어든다"며 "이 부분을 놔둔 상태에서 최저임금 싸움만 하다보면 그 기간 동안 자영업자가 죽든지, 이 싸움에서 벗어나질 못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만 너무 지나치게 유통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없다"며 "구조적으로 자영업자 이윤율 상승, 자영업 시장 보호 등을 빨리 (입법)해줘야 한다"고 했다. 최저임금을 올려도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잘하면 자영업 위기는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부터 해결해 달라'는 자영업자들의 현장 목소리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한편 청와대 주변에선 이날 탈(脫)원전과 에너지, 산업진흥 정책을 담당하는 채희봉 산업정책비서관이 사표를 제출했다는 얘기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사표를 제출한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채 비서관이 청와대보다는 부처로 돌아가 정책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한 적은 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무더위 전력 대책으로 지친 것 같다"고 했다. 채 비서관은 주변에 사표를 낸 것은 부인하면서도 구체적 사정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안팎에선 채 비서관이 최근 정책과 관련해 직속 상관인 장하성 정책실장, 윤종원 경제수석과 의견을 달리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수십 년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원전을 포함해 에너지 정책을 담당해왔던 채 비서관이 이번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을 담당하면서 개인적·정책적 고민이 컸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재정(財政) 투입을 중심으로 하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도, 신(新)산업 분야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채 비서관 견해와 달랐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정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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