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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야지디족 "시리아 미군 철수는 소수민족에 '실존적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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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지디족 인권단체가 미군의 시리아 철군이 소수민족을 대량 학살의 위험에 처하게 만들 것이라며 철군 연기를 요구했다.

경향신문

야지디족 출신의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디아 무라드. 경향신문 자료사진


네덜란드 소재 야지디족 인권 단체인 자유야지디재단은 지난 4일 “미군의 시리아 철군은 시기 상조”라며 “미군 철수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다에시(이슬람국가·IS의 아랍식 멸칭)의 전투력을 회복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야지디족과 같은 소수민족에겐 실존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야지디족은 쿠르드족과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소수민족으로 이라크·시리아·아르메니아 등지에 70만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IS가 2014년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를 장악한 이후 IS에 3000명 가량이 학살을 당하고 7000명이 넘는 여성들이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다.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나디아 무라드도 야지디족 출신으로 당시 IS에 납치돼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바 있다.

IS는 이후 국제 연합군의 격퇴전에 밀려 영토의 98%가량을 잃고 패퇴했다. 그러나 최근 미군이 시리아 철군 방침을 밝히고, 이로 인해 IS 격퇴전의 최전선에 섰던 쿠르드족이 터키군에 공격당할 상황에 처하면서 IS의 부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리아 하진과 이라크 등지에는 여전히 최대 3만명 가량의 IS전투원이 잔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야지디재단은 “미군의 철군은 최대한 늦춰져야 한다”며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에서의 미군의 공습 능력도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폭격을 막기 위해 시리아 북부에 비행 금지 구역을 설정할 것도 요구했다. 그러면서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할 경우 시리아 동부에서 이라크로 쏟아져 들어올 대규모 난민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유엔에 경고했다.

알자지라는 “야지디족들은 그 누구도 야지디족 만큼 IS의 잔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며 “(IS를 피해 고향을 떠난) 야지디족 상당수는 아직도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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