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 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의원 등이 주최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공청회에서의 이른바 '망언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에서는 국회 차원의 제명 추진 등 해당 의원들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당이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해당 공청회를 주최한 김진태 의원은 "해당 참석자들의 발언은 주관적인 것이고 향후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5·18 망언 파문 관련 소식을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위대한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는 역사 쿠데타이자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장병완/민주평화당 원내대표 : 민주화 정통성을 지키고자 하는 국민들과 연대를 통해서 강력히 대처해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윤소하/정의당 원내대표 : 누가 보아도 광주항쟁을 모독하고 유족과 광주·전남 시민들에게 정치적 패륜행위를 저지른 것입니다.]

방금 보고 들으신 대로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아주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역사 쿠데타다,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 정치적 패륜 행위, 문제의 발단은 지난 8일 그러니까 지난주 금요일 국회에서 있었던 한 공청회였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의원이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 공청회 당시 상황 먼저 보시죠.

[지만원/지만원의 시스템클럽 대표 (지난 8일) : (북한의 대남사업부장을 했던 인사가) 현역을 달고, 현역 직책을 그대로 달고 광주에 내려와서 지휘를 했어요. 이게 얼마나 대담합니까. 그러니까 전라도 광주는 완전히 그냥 북한의 앞마당이에요.]

그렇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의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고 있는 극우논객 지만원 씨가 또 관련 주장을 늘어놨던 겁니다. 그것도 국회에서 말이죠. 이런 공청회를 주최한 것도 사실 논란거리가 될 수 있지만 이날 공청회에 직접 참석한 한국당 일부 의원들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직접 발언에 나선 겁니다. 일단 들어보시죠.

[이종명/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8일) : 논리적으로 이것이 북한군 개입한 폭동이었다 하는 것을 밝혀내야 됩니다. 그렇게 밝혀냄으로써 이 5·18이 정말 북한군이 개입된 것이었다, 합리적인 사실을 이제 하나하나 확인을 해나가야 됩니다.]

[김순례/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8일) : 종북 좌파들이 지금 판을 치면서 5·18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내면서,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이것이 정말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에서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들이 한 발언이 맞는지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참고로 이종명 의원은 육군 대령 출신, 김순례 의원은 약사 출신입니다. 김순례 의원은 한국당 원내 대변인도 맡고 있습니다. 이날 북한군 개입설 등등의 발언 진위 여부 굳이 가릴 필요도 없습니다만 문제 발언 중 딱 하나만 짧게 짚어보겠습니다.

[이종명/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8일) : 5·18 폭동이라고 했는데 10년, 20년 후에 그것이 민주화 운동으로 변질이 됐습니다. 그렇게 변질이 될 때 어떤 과학적인 근거, 사실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념적인 자기들의 어떤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들에 의해가지고 그냥 폭동이 민주화 운동으로 된 겁니다.]

정리를 해보죠. 5·18 민주화운동이 법적 용어로 공식 지정된 게 김영삼 정부 때입니다. 자유한국당 회의실에 사진까지 걸어 놓은 김영삼 전 대통령 말이죠. 그리고 민주화운동이라는 명칭은요. 사실 김영삼 정부 출범 훨씬 전인 1988년 자유한국당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당시 여당인 민정당에서도 사용했던 명칭입니다. 더군다나 5·18 민주화운동을 불러왔던 군부 세력이 정권을 잡은 1980년대 초중반 5·18을 폭동으로, 또 사태로 불러왔던 것을 거론하면서 다시 돌려놓자고 말하는 것은 설마 다시 군부 독재 시절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는 아니겠죠. 그건 아닐 것이라고 믿겠습니다. 설마요.

김진태 의원 이날 공청회를 공동 주최했지만 전당대회 관련 일정으로 참석은 못했습니다. 대신 영상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김진태 의원 발언도 잠시 들어보시죠.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8일) : 정말 제가 제일 존경하는 지만원 박사님, 또 우리 국회의원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종명 의원님이 손을 맞잡고 이렇게 하셨기 때문에 아주 성황리에 잘 끝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저는 정말 5·18 문제에서만큼은 우리 우파가 결코 물러서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보신대로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분노했습니다. 해당 의원들에 대한 출당 요구와 국회 제명 추진까지 거론됐습니다. 여야 4당은 해당 의원들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기로 했습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에 대한 범죄적 망동은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고 우리 민주주의를 세워온 국민들에 대한 도전이다, 이렇게 성격규정을 했습니다. 저희가 가장 강력한 조치라는 것은 제명을 해서 국회에서 추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소하/정의당 원내대표 : 단순히 국회의원의 품위를 손상하거나 하는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제명을 관철시키기 위한 윤리위 제소에 뜻을 모으고 있다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한국당 지도부 지난 주말 사이에 급히 수습에 나섰습니다만 수습하겠다며 내놓은 발언이 또 문제가 됐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 이렇게 말했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으나 정치권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라고 한 겁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 다양한 해석이라니요. 사실이면 사실이지 다양한 해석은 또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장 이를 두고 비판이 이어지자 나경원 원내대표 다시 입장을 내놨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우리가 자꾸 과거로 가는 것 같은 것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고요. 이미 밝혀진 역사에 대해서는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독해력이 부족한 건지 모르겠지만 전 사실 이것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요. 아무튼 한국당 내에서도 이번 망언 파문 관련 비판 입장 드문드문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민의의 전당서 '5·18 북한 개입설' 주장…파문 일파만파 >

고석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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