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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고 장자연 사건

"분유값 아껴 후원했는데..." 윤지오 후원자 440여명 후원금 반환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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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故) 장자연씨의 피해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나선 윤지오(32)씨에게 후원금을 낸 사람들이 윤씨에게 "후원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윤씨가 사람들을 속여 후원금을 받았다는 게 소송 이유다.

조선일보

법률사무소 로이어스 최나리 변호사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나와 배우 장자연씨 피해 사실을 증언하겠다며 올 초 귀국해 후원금을 모은 윤지오씨에 대해 후원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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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 후원자들을 대리하는 법률사무소 로앤어스의 최나리 변호사는 10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냈다. 현재까지 소송 참여자는 441명으로, 전체 소송액은 1026만원 가량이다.

최 변호사는 "윤씨가 본인의 영달을 위해 후원자들을 기망했다"면서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인당 후원액은 그리 크지 않지만, 후원액을 반환받고 동시에 윤씨의 진실성을 믿고 후원했던 선의가 악용된 것을 입증하고자 한다"면서 "저는 이 사건을 이용해 정치적 이슈 몰이나 언론플레이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고 단지 누구나 법적인 구제를 받아야 한다는 믿음에서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최 변호사는 윤씨가 후원금 논란이 일자 ‘선후원 후갑질’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후원자들 입장에서는 갑질이라는 표현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 서운한 감정과 배신감까지 드는 상황"이라며 "후원자들 사이에선 (윤씨 이런 발언에) 조금 더 대응(소송)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반응도 있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후원자 중에서는) 마이너스 통장, 분유값을 아껴서 후원한 분도 있다. 그런 후원을 선뜻 하게 된 것은 윤지오가 진실하다고 생각해서다. (후원자들은) 그런 부분이 훼손 됐다고 해서 윤씨에게 (소송을 통해) 입증받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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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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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는 지난 3월 캐나다에서 입국해 장씨 사건의 목격자를 자처하며 과거사진장조사단에 출석하고, 각종 방송에 출연했다. 지난 4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자신의 저서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 9명은 "윤씨의 진실을 향한 투쟁이 외롭지 않도록 하겠다"며 ‘윤지오와 함께하는 의원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윤씨는 또 신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증언자 보호'를 위한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을 만들어 후원금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윤씨가 받은 후원금은 1억5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씨 증언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앞서 윤씨의 책 ‘13번째 증언’ 출판 작업을 도왔던 김수민 작가는 지난 4월 "윤씨가 상업적 목적으로 증언에 나서고, 장자연씨 유족의 동의 없이 책을 출판했다"며 "윤씨 증언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취지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김 작가는 같은달 26일 서울경찰청에 사기 혐의로 윤씨를 고발했다. 김씨 법률대리인 박훈 변호사는 "윤씨가 장씨 사건에서 뭔가를 아는 것처럼 사람들을 기망했고, 해외 사이트를 통해 후원금을 모금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했다. 윤씨는 이런 논란이 불거지자 캐나다로 출국했고, 현재까지 캐나다에 머물며 언론과 악플러 등을 상대로 대규모 소송전을 예고하고 있다.

[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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