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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8 (수)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서울·대구 삼겹살값도 다른데 최저임금은 똑같다니"…대구 공청회서 '최저임금' 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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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 인상으로 많은 소상공인이 직원 월급은 고사하고, 폐업을 맞고 있습니다."(방경섭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 북구 지부장)

    "지금 올랐다는 최저임금도 통계청이 발표한 1인 가구 생계비에 미치지 못합니다."(김영태 한국노총 대구 지역본부 사무처장)

    14일 오전 대구시 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최저임금 공청회에서는 지난 2년간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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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지방고용노동청에서 14일 최저임금 심의 관련 공청회가 열렸다. / 대구=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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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공청회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했다. 지난 5일 서울, 10일 광주에 이은 세 번째 공청회이자, 최저임금 결정 전 마지막 공청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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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공청회가 열리기 전 민노총 노조원들은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하는 시위를 펼쳤다. / 대구=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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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마다 물가 다른데 최저임금은 똑같으니 버티질 못해"
    공청회에 사용자 측 발언자로 나선 방경섭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 북구 지부장은 "행정안전부 홈페이지를 보면 삼겹살 가격이 서울은 1만 6800원인데, 대구는 1만 2700원으로, 지역에 따라 물가가 다른데, 임금은 똑같이 책정돼 있으니 업주가 버티질 못하는 상황"이라며 "2년 동안 최저임금이 30% 가까이 오르다보니, 고용률이 그만큼 줄었다"고 했다.

    한 방청객은 농업 법인을 운영하다가 지금은 농지와 공장 등을 다 경매로 내놨다고 토로하면서 "농업계는 원래부터 인력난이 심했는데, 여기에 임금 급상승으로 이중고가 심해졌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법인 운영하면서 세금도 꼬박 내왔는데, (돈이 없어)지금은 체납자인데다, 다음 달에는 공장도 팔아야 한다"고 했다.

    사용자 발표자로 나선 자영업자 문상섭(꽃집 운영)씨는 "전국 1만 7500여개 꽃집 중에 직원을 두고 일하는 꽃집은 1000여개밖에 되지 않는다"며 "15년 전부터 이 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법으로 정해진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는 여력이 현재 없다"고 했다.

    ◇ "최저임금 인상은 내수 경기 활성화에 도움"
    반면 김영태 한국노총 대구 지역본부 사무처장은 "임금 인상 때문에 경제 위기가 온다는 것은 불분명한 주장이고, 근거가 부족하다"며 "최저임금 1만원이 다수 영세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한다지만 자영업자의 경제적인 문제는 인건비를 비롯해, 임대료, 카드 수수료 등 여러 요인이 있다"고 했다. 김 사무처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근로자의 소비 여력을 높여 내수 경기 활성에 도움되고, 사회의 전반적인 변화를 불러 올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역시 근로자 대표로 발표한 서명희 전국여성노동조합 경북대학교 생활관 분회장은 "14년 동안 새벽 4시에 일어나 주말없이 학생들 밥을 아침, 점심, 저녁으로 챙겼는데, (최저임금 올랐어도)기본급은 153만8000원에 불과하고, 그나마 장기근속, 교통비, 위험수당을 더해야 177만원 정도"라며 "열심히 일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 생각했는데,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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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근로자의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반대한다는 외국인 시위 참여자도 있었다. / 대구=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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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대구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청년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은 최고임금과 같은 말"이라며 "어떤 아르바이트 청년은 시급 7500원(2019년 최저임금 시급 8350원)에 하루 10시간을 일하는데, 이 청년에게 최저임금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했다.

    한 방청객은 "한쪽은 ‘더 달라’고 하고, 다른 한쪽은 ‘덜 주라’고 한다"며 "모두 죽겠다, 살려 달라는 건 똑같은데, 공청회가 을(乙)과 을의 대립으로만 흐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 "공청회가 을과 을 사이 고통 야기"
    김만재 최저임금위 근로자측 위원(금속노조 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연 공청회가 을과 을 사이의 고통을 야기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최저임금에 대한 구조적 문제가 있는데, 여기 온 분들과 이를 얘기하는 건 역부족 아닌가 싶다. 공청회 자체의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노총 조끼를 입은 한 방청객은 "지금 우리 경제는 국민 생산의 60%를 재벌과 중견기업이 차지하고 있는데, 공청회에서는 이런 부분이 완전히 빠져있다"며 "공청회에 영세 자영업자가 나와 얘기하는 게 무슨 여기가 고충처리반이냐"고 했다. 그는 "공청회가 국민간 갈등만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한림대 사회학과 교수)은 공청회가 끝나고 기자와 만나 "오는 27일로 예정된 최저임금 의결 법정시한까지 (위원회가 전원 참석하는) 전체 회의를 5~6차례 열 것으로 예정하고 있지만, 의결은 법정시한을 넘길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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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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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은 매년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에 다음 연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하고, 이어 최저임금위원회는 90일 이내에 최저임금을 심의, 의결해야 한다. 올해 기한은 오는 27일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 의견차가 커, 매년 의결 기한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올해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위원장 생각인 것이다.

    박 위원장은 "법정 시한 이전에 의견이 일치해 의결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시간이 다소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옆에 자리한 임승순 최저임금위 부위원장과 "대구 만만치 않네"라는 말을 나눈 뒤 공청회장을 빠져 나갔다.

    [대구=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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