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전남편 강씨를 살해하기 전인 지난달 18일 제주도의 한 실내 놀이방에서 아이의 성을 강씨가 아닌 2017년 11월에 재혼한 현 남편 A(37)씨의 성으로 바꿔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고유정이 자신의 친아들을 현 남편의 아들로 보이게 하고 싶은 심리가 드러난 대목으로 보고 있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지난 6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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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은 지난 11일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프로파일러 면담 결과, 피의자가 전 남편인 피해자와 자녀의 면접교섭으로 인해 재혼한 현 남편과 결혼생활이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피해자의 존재로 인한 극심한 불안 때문에 범행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말했다.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르면 전 남편의 아이를 현 남편의 아들로 바꾸기 위해서는 전 남편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전 남편은 면접교섭권을 얻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아들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만큼 이를 쉽게 동의해주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고 씨가 의붓아들이 숨진 날인 지난 3월 2일 새벽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를 열 것을 제안하며 올린 글. /연합뉴스 |
고씨는 또 의붓아들 B(4)군이 숨진 지난 3월 2일에는 자신이 사는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에 입주 1주년 기념행사를 제안하는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씨는 이날 밤 12시쯤 아파트 1주년 행사 관련 공지글에 "아파트에 영·유아, 초·중·고 자녀를 두신 분들이 많아 두루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각종 놀이, 체육, 실현 가능한 프로그램 참고하여)과 풍선아트, 페이스 페인팅, 특히 솜사탕 등을 이벤트식으로 넣어서 입주자분들이 참여하는 즐거운 소통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특히 솜사탕 이벤트에 대해서는 "솜사탕을 직접 만들어 주는 곳은 보기 힘들다"며 "애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B군은 고유정이 글을 올린 지 10시간만인 이날 오전 10시쯤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 남편인 A씨는 지난 13일 검찰에 고유정이 지난 3월 자신의 친아들인 B군을 살해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B군은 고유정과 A씨가 함께 양육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지난 2월 28일 제주 친할머니 집에서 청주로 오게 됐다. 하지만 B군은 청주에 온 지 이틀 만에 사망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상당서 관계자는 "고의, 과실, 자연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찰 수사와 별개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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