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 장관은 앞서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연기한다 선언했지만 법안을 철회하지는 않겠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이후 국민들은 법안 연기에도 불구하고 계속 시위를 이어가며 람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자 한 발 더 물러선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람 장관은 이날 오후 4시(한국 시간 오후 5시)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범죄인 인도법 개정과 관련해 잘못 대처한 것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2019년 6월 18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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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와 함께 "사회적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위한 법적 절차를 다시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람 장관은 수십만의 국민들이 평화 시위를 통해 자신과 홍콩 정부를 향한 실망과 불만의 목소리를 낸 이후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대부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모든 홍콩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또 "경찰과 언론인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이번 대규모 시위에서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에 슬픔을 느낀다"며 "부상자들이 곧 회복하기를 바라며 사회적 균열이 바로 잡히기를 원한다"고 말을 이었다.
‘지난 12일 시위대의 충돌을 여전히 폭동이라고 여기느냐’는 질문에는 "홍콩 정부는 시위 참가자들, 특히 젊은 학생들을 폭동이라고 여기거나 그렇게 부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람 장관은 국민들의 퇴진 요구와 관련해서는 "(범죄인 인도법)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들에게는 법안 연기로 응답했다"며 "나는 또 다른 기회를 원한다고 말해왔다"고 했다.
람 장관은 지난 12일 경찰의 시위대 폭력 진압에 논란과 관련해서 정부가 별개의 수사를 진행할지에 대해선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 그는 "홍콩은 경찰에 대한 불만을 다룰 수 있는 안정된 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몇몇 시위자들이 폭력에 기댔고 충분한 증거가 있다면 경찰은 당연히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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