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상산고, 커트라인 0.39점 미달… 자사고 취소 위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학의 수난시대] 전북교육청, 오늘 취소 여부 발표

교육부 동의땐 17년만에 일반고로… 안산동산고도 오늘 결과 발표

전북 전주 상산고가 자사고 재(再)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80점)에 0.39점 모자란 점수를 받아 자사고 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가 만약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최종 동의하면, 상산고는 17년 만에 일반고로 전환된다. 상산고는 '수학의 정석' 저자 홍성대 이사장이 고향인 전북에 1981년 설립한 학교로, 2002년 자사고로 지정됐다.

19일 전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상산고는 전북교육청이 올 3월부터 진행해온 재지정 평가에서 지정 취소 점수(100점 만점에 80점 미만)에 0.39점 모자란 79.61점을 받았다. 사회 배려 대상자를 뽑는 사회통합전형 충원율, 입학 전형 운영의 적정성 지표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교육감 자문 기구인 자사고지정운영위원회는 19일 최종 심의위를 열고 "점수가 미달한 상산고에 대해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의견을 교육감에게 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자문위 의견을 참고해 상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 여부를 20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다. 김 교육감은 평소 '자사고 폐지'를 강력히 주장해왔기 때문에, 지정 취소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자사고 지정 취소는 학교 소명을 듣는 청문 후 교육부가 동의하면 최종 결정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교육부가 김승환 교육감의 상산고 지정 취소에 동의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지정 취소 기준 점수가 다른 시도는 모두 70점인데, 전북만 80점이기 때문이다. 이대로 상산고가 지정 취소되면, 79.61점 받은 상산고는 취소되고 71점 받은 다른 지역 자사고는 재지정되는 일이 발생한다. 상산고가 이런 형평성 문제를 들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크다. 상산고 관계자는 "법적으로 교육부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은 교육감이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제어 장치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자사고 폐지가 현 정부의 국정 과제이긴 하지만, 상산고 사례는 교육부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도 20일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지역 명문인 안산동산고도 경기교육청이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재지정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동산고 관계자는 "정성 평가 비중이 크게 늘어 교육청 재량이 커졌다"고 말했다.

전국의 자사고는 42개이며 이 중 24개교가 올해 평가 대상이다. 나머지 22개 자사고 평가 결과도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발표된다.

[박세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