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욱 대검찰청 차장검사(54·사법연수원 19기·사진)가 20일 사의를 밝혔다. 지난 17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9·23기)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후 고검장급 간부의 첫 사의 표명이다. 다른 고검장급, 검사장급 간부의 사퇴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봉 차장은 이날 오전 8시 10분 검찰 내부 전산망에 '사직 인사, 작별할 시간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4장짜리 손편지를 촬영한 사진 파일을 올렸다.
봉 차장은 이 글에서 "오랜 시간 정들었던 검찰을 떠나야 할 때가 다가오니 여러 생각과 느낌들이 마음에 가득하다"며 검찰 조직에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는 "노련한 사공이 험한 바다를 헤쳐나가듯, 세찬 변화와 개혁의 물결 속에서 '공정하고 바른 국민의 검찰'로 새롭게 발돋움하실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또 한화그룹과 태광그룹 비리 사건 등 자신이 담당했던 수사와 변호인참여제도 도입 등 관여한 정책 등을 열거하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서울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3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대검 공안기획관, 법무부 법무실장·기획조정실장·인권국장,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거쳤다. 2017년 5월 대검 차장에 보임됐고, 윤 후보자와 함께 총장 후보자 4명에도 포함됐다. 퇴임식은 27일이다.
앞서 18일 송인택 울산지검장(56·21기)은 언론을 통해 "총장 임명 절차와 국회 일정 등을 보고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봉 차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검찰 고위 간부들의 '도미노식' 사퇴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만 추가 사퇴 폭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는 검찰 내부에서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19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앞으로 기수보다는 검사로서의 자세, 능력이 중시돼야 하고 기수에 따라 배치하는 건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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