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김 교육감은 최근 전북교육청이 진행한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 80점에 못 미친다'며 상산고를 떨어뜨렸다. 교육부가 최종 동의하면, 상산고는 일반고로 전환되게 된다. 상산고는 79.61점으로 탈락했다.

이날 의원들은 "왜 다른 시·도교육청은 자사고 재지정 기준 점수가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인데, 전북만 80점으로 높였느냐"고 따졌다. 김 교육감은 "상산고는 다른 학교와 수준이 다르다고 자부해 온 학교이기 때문에, 점수가 더 높아야 한다"고 했다.

국회 교육위 출석한 장관과 교육감들 - 2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한 유은혜(앞줄 왼쪽)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앞줄 오른쪽) 서울시교육감이 나란히 앉아 있고, 이들 뒤로 전주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추진 중인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걸어가고 있다. /이덕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당 의원들도 김 교육감의 말에 수긍하지 않았다. 박경미 민주당 의원은 "그게 합리적 근거가 되느냐"고 따졌다. 홍익대 수학과 교수 출신인 박 의원은 전북교육청이 평가한 과정에 허점이 많다고 조목조목 지적하며 "전북 모든 고교를 평가해 기준을 정해야지, 그냥 '일반고가 70점 넘으니 자사고는 80점'이라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 교육감은 이날 "상산고에서 한 해 총 275명이나 의대에 가는데, 이런 게 잘못됐다"고 했다. 의원들이 "상산고는 서울에서도 알아주는 유명한 학교인데 왜 없애려 드느냐" "의대 많이 보내는 게 왜 잘못이냐"고 묻자, "제가 서울에 안 살아서 (상산고가 유명한지) 잘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여러 문제 제기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최종적으로 평가 기준을 정하는 건 교육감의 권한"이라며 "자사고가 대학 입시 경쟁을 조장하며 왜곡되게 운영한 게 문제"라고 했다.

유 장관은 또 "지난해 초등 6학년 사회교과서에서 기존 '대한민국 수립'으로 표기됐던 부분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꾼건데, 이는 박근혜 정부 때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꿨던 것을 바로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