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폐지 반대' 3만명 서명도 전달
서울 시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학부모 60여 명은 1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교육으로 정치하지 않는, 정치로 교육하지 않는, 교육을 교육으로만 실천하는 교육청이 되길 바란다"며 "평가를 빙자한 자사고 죽이기를 중단하라"고 했다. 이날 이들은 3만명 분량의 자사고 폐지 반대 서명을 서울교육청 측에 전달했다.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자사고 재지정평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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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자학연은 서울 시내 자사고 22개교의 학부모가 모인 단체다.
전수아 자학연 회장은 "조 교육감이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교육이 성공이 아닌 성장하는 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겠다고 한 것이 스스로 잘 자라는 나무를 (교육감) 마음대로 이리저리 옮기고, 가지치기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다시 옛날로 돌아가 구시대적이고, 사회주의적이고, 일괄적인 교육을 할 것인가"고 했다.
전 회장은 "일반고를 발전시킬 생각은 안 하고 자사고를 없애 교육의 하향평준화를 만들고,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를 강남으로 이사가거나 유학가도록 하는 게 조 교육감이 원하는 것인가"라고 했다.이어 "학교의 주인인 학생, 학부모가 만족한다는 데 무슨 권리로 왜 좌우하려고 하느냐"며 "자사고가 너무 잘하고 있어서 불안한 것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자학연은 성명서를 통해 "(조 교육감이) 교육 자율성을 주장하면서 이미 자율적 교육을 하고 있는 자사고를 폐지하자고 하는 것은 내 입맛에 맞지 않는, 혹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자율성은 자율성이 아니라는 독단적이고 폐쇄적인 사고에 기인하는 것이 아닌지 따지고 싶다"며 "평가를 빙자해 교육선택권을 박탈하는 자사고 죽이기를 중단하고, 교육감 개인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아이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행위를 중단하고, 자사고 평가 결과와 평가위원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자학연은 서울교육청 정문 앞에서 교육혁신과 담당 장학사에게 A4용지 포장박스로 13박스 분량의 자사고 폐지 반대 서명을 전달했다. 서명에는 3만여 명이 참여했다는 게 자학연 설명이다. 전수아 회장은 "아이들의 기말고사 중에도 참석해줘서 고맙다"며 "기말고사를 치르는 아이들에게 점심 식사를 해주러 가자"고 했다.
서명을 전달받은 서울교육청 장학사는 "서명을 조 교육감에게 전달할 예정"이라며 "자사고 평가 결과는 오는 10일 발표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학연은 이날 서울교육청에 이어 3일 청와대 앞, 5일 교육부 앞에서 자사고 재지정 평가 규탄 기자회견을 비롯해 이날 전달한 서명서의 복사본과 추가 서명을 청와대와 교육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서울 내 자사고 13개교에 대한 재지정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경희고·동성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중동고·중앙고·한가람고·하나고·한대부고·이대부고·이화여고 등이 평가 대상이다.
조 교육감은 지난달 27일 연임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자사고 폐지는 시대정신이다", "(법이 아닌) 시행령으로 규정되는 자사고가 계속 유지할 수 있는 학교 유형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조 교육감이 ‘자사고 지정 취소’ 쪽으로 정책 방향을 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수아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서울교육청 소속 장학사에게 자사고 폐지 반대 서명을 전달하고 있다./ 임수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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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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