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4일 의붓아들 사망 사건 의혹과 관련, 경찰의 두 번째 대면조사를 받는다.

충북 청주상당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고유정이 수감 중인 제주교도소로 수사관 8명을 보내 두 번째 대면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일에도 프로파일러를 포함한 수사관 7명을 제주로 보내 10시간가량 고유정을 조사했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지난달 6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 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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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고유정은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지난달 13일 현 남편 A(37)씨는 의붓아들 B(5)군에 대한 살해 혐의로 고유정을 고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B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쯤 충북 청주에 있는 A씨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집에는 고유정과 A씨 둘뿐이었다.B군은 제주도 친할머니 집에서 살다가 A씨·고유정 부부와 함께 살기 위해 청주에 온 지 이틀 만에 숨졌다.

A씨는 제주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고유정이 아들이 숨진 날 태연히 외출 준비를 마친 점, 아이의 피가 묻은 전기매트랑 매트리스를 모두 치운 점 등을 미뤄봤을 때 고유정이 아들을 살해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제주지검은 사건 초기부터 수사를 진행해온 청주상당경찰서에 의붓아들 사망 사건을 이관했다.

경찰은 이번 추가 조사에서 의붓아들이 잠든 후부터 숨진 채 발견될 때까지 고유정의 행적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외부 침입 흔적도 없고, 부자(父子)가 같은 침대에서 잤다는 점 외에 B군의 사인(死因)을 추정할 수 있는 뚜렷한 증거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시 국과수에서는 B군의 사인에 관해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부검 결과만 내놓았다. B군의 시신에서 외상이나 장기 손상도 없었고, 약물과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A씨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유정이 아이가 숨지기 전날인 3월 1일 저녁, 전 남편 살해 당시에도 먹였던 카레를 우리에게 만들어줬다"고 말하면서 이번 추가 조사에서 고유정이 만든 카레 역시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고유정이 전 남편에게 수면제 일종인 ‘졸피뎀’을 섞은 카레를 먹인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17일 제주시의 한 카페 사무실에서 언론 인터뷰에 나선 고유정 현 남편 A씨.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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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찰은 지난 1일에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유정을 불러 10시간 가량 조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제주지검으로부터 넘겨받은 고유정의 휴대전화 3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2대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증거 분석)도 진행했다.

경찰은 이날 고유정에 대한 대면조사를 마친 뒤 고소인 A씨에 대한 직접 조사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부분이라 분석 결과와 대면조사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도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은닉한 혐의로 지난 1일 구속기소됐다. 고유정은 "전 남편이 성폭행하려고 해 이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살해하게 됐다"며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고유정이 살해 도구 등을 미리 준비하는 점 등을 미뤄 계획 범죄라고 봤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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