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1 (일)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 새 총리 '노딜 브렉시트' 박차…파운드 28개월만에 최저 '급락'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英 존슨 "기존 브렉시트 합의 폐기"…노딜 브렉시트 박차
‘전시내각’ 따로 꾸리기도, 파운드화 가치는 28개월만에 최저치

보리스 존슨 신임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관련 새로운 합의를 맺어야 한다고 밝힌 여파로 파운드화가 폭락했다. 정국 불안이 가중되며 파운드화 가치는 2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존슨 총리의 취임 이후 관세와 통관 등과 관련해 아무런 협상 없이 EU에서 나가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가 지난 29일 스코틀랜드 파스레인(Faslane) 해군 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럽연합(EU)과 새 브렉시트(Brexit)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9일(현지 시각) 미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전날보다 1.3% 하락해 1파운드당 1.22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영국이 EU헌법격인 리스본 규정 50조에 따라 EU탈퇴를 공식화한 지난 2017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달 들어 파운드화는 3.4% 하락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치러졌던 2016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6개월간 미국 달러 대비 가장 가치가 떨어진 주요 통화도 파운드화다.

외신은 새로 취임한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강경 발언’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브렉시트 강경파로 분류되는 존슨 총리는 취임 전부터 테리사 메이 전 총리와 EU가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의 재협상을 주장해왔다. 취임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줄곧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언급했다.

어떠한 예외 사항도 없이 오는 10월 31일자로 EU를 탈퇴하겠다고 공언해 온 존슨 총리는 이미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전시(戰時) 내각을 꾸린 상태다.

그는 지난 29일 스코틀랜드 파스레인(Faslane) 해군 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안전장치(backstop)는 쓸모가 없다"며 "EU 탈퇴협정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합의안에 포함된 ‘안전장치’ 등이 영국의 주권을 훼손시킬 수 있다"며 "EU가 재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노딜 브렉시트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영국 재무부도 노딜을 대비하기 위한 ‘실탄’을 마련했다. 자비드 재무장관은 "브렉시트 대비 예산 10억파운드(1조4620억원)를 조만간 추가로 배정하겠다"고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대규모 재정을 풀어 브렉시트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긴급 편성될 10억파운드는 국경수비대 인력 500명 채용, 공항·항만 인프라 보강, 브렉시트 후 개인·기업에 대한 행동 요령 홍보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텔레그래프는 "노딜에 대비할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 EU와의 재협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영국 경제 침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최대 경제단체인 영국산업연맹(CBI)은 2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노딜 시 영국의 27개 경제 분야 중 24개 분야에서 큰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효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