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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홍콩 대규모 시위대, 폭우 속 운집…가두행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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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11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18일(현지 시각) 폭우 속에 홍콩 시민 수만명이 시위 장소로 모여들고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주최 측은 이날 시위에 홍콩 시민 최대 30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 중인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빅토리아 공원에서 집회를 연 뒤 모여든 홍콩 시민과 함께 행진을 시작했다. CNN에 따르면 오후 3시 10분쯤 경찰은 빅토리아 공원으로 향하는 주요 거리 중 하나인 글로스터로드를 폐쇄했다.

조선일보

18일 오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는 홍콩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 주도로 열렸다. /연합뉴스


시위대는 공원에서 코즈웨이로드·그레이트조지스트리트 쪽으로 천천히 이동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시위 주최 측은 경찰 측에 더 많은 도로를 열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홍콩 경찰 측은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위대가 모이는 것만 허락했을 뿐, 홍콩 센트럴지역의 채터가든으로 행진하는 건 허락하지 않은 상태다.

이전 시위에서 폭력 사태가 빚어졌지만 이날 시위 주최 측은 평화롭게 시위가 진행돼야 한다며 시위대에게 폭력 자제를 호소했다. 민간인권전선 측은 "오늘은 혼란스러운 상황이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한다. 세계에 홍콩 시민들이 완전히 평화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최근 홍콩 국제공항 점거 시위가 폭력적인 양상으로 흘러갔지만 이번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하겠다는 게 주최 측 목표라고 CNN은 설명했다. 다만 시위대가 홍콩 경찰이 허락하지 않은 행진을 계속 한다면 경찰과의 충돌 가능성도 있다.

이날 시위대는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고 송환법 철회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사퇴, 홍콩 시민의 보편적 참정권 구현, 시위하다 체포된 홍콩인에 대한 기소 포기를 주장했다. 이 밖에도 경찰 최고 책임자와 경호실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간인권전선 측은 "최근 우리는 홍콩 시민에 대한 경찰의 잔혹성을 목격하고 있다. 사람들은 경찰을 믿지 않는다"라며 "최근 경찰의 반응은 홍콩인의 신변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날 시위를 두고 로이터는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할 때 이후로도 (시위가) 여전히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홍콩 시민인 24세 조나단은 로이터에 "홍콩 시민은 이런 항의에 지쳤다. 덥고 비가 오는데 오늘 시위에 나온 것만으로도 고문이다. 그러나 달리 선택지가 없으니 우리는 여기(시위 장소)에 있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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