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여성 알몸 수색 논란도...갈수록 격화되는 시위
홍콩 경찰이 25일 송환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를 향해 권총을 겨누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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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각) 홍콩 친완(荃灣) 지역에서는 홍콩 경찰이 시위대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권총을 발사했다. 앞서 콰이청(葵涌) 지역에서 열린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집회에 물대포가 등장했고,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한 여성이 경찰로부터 알몸 수색을 강요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위 정국은 갈수록 격화되는 분위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30분쯤 친완 지역에서 경찰이 시위대와 충돌 과정에서 한 발의 권총을 발사했다. 이는 친완 지역의 점포를 파손하던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들에게 시위대가 쇠막대기를 휘두르며 저항하자, 한 경찰관이 생명의 위협을 느껴 발사한 것이라고 한다. 12주째 시위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실탄이 발사되기는 처음이다. 다만 이날 발포는 경고용으로 공중을 향해 발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충돌로 경찰 5명이 다쳐 병원에 옮겨졌다. 시위대는 친완 지역에서 쌈써이포, 침사추이 등으로 이동하고 있고, 경찰과의 충돌은 밤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오후 2시 30분부터 콰이청 운동장에서는 시민 수천명이 참가한 가운데 송환법 반대 집회가 열렸다. 시위대는 송환법 완전 철폐와 경찰 강경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시외대 '폭도' 규정 철회 등을 요구했다.
홍콩 집회에 등장한 물대포 트럭/SCM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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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식 집회와 행진이 끝난 후 일부 시위대가 친완 공원 인근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고, 시위대는 벽돌과 화염병 등을 던지면서 격렬하게 저항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7시쯤 홍콩 시위 사상 처음으로 물대포 차량 두 대를 투입했다. 물대포는 50m 거리에서 1분에 1200리터 이상의 물을 발사할 수 있고, 최루탄을 물에 섞어 위력을 높이거나, 물감을 섞어 이에 맞은 시위대를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24일) 쿤통 지역에서 열린 시위에서도 화염병·최루탄이 등장해 10여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중 2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한다. 경찰은 전날 시위 진압 과정에서 불법 집회, 공격용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29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17세에서 52세까지 다양했다.
시위대 체포과정에서 성추행 논란도 불거졌다.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A씨가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경찰이 옷을 모두 벗겼다고 주장했다. A씨는 "옷을 모두 벗은 후 두 손으로 몸을 가리자 경찰이 펜으로 허벅지를 때리면서 손을 내리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알몸 수색을 받은 후 방을 나올 때 문 앞에 10여명의 남자 경찰이 서 있는 것을 보고 극도의 수치심을 느꼈다"고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게시판에는 경찰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A씨에게 모욕감을 주기 위한 성추행이자 인권 침해라는 것이다. 홍콩 인권단체와 여성단체들은 오는 28일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에서 '송환법 반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집회'를 열고 A씨 사건을 규탄할 계획이다.
▲ [포토]일촉즉발 홍콩, 시위대 알몸 수색 논란까지…실탄 경고 사격에 시위 격화
[유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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