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구독경제·클라우드로 보는 미래, 500여명 몰리며 성황
"소비자들이 한 달에 얼마씩 내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켄 플로랜스 넷플릭스 프로덕트 부문 부사장)
"이 시대 필요한 모빌리티(이동서비스)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교통수단으로 가는 것이다." (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장)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에서 유리 레빈 웨이즈 공동창업자가 기조연설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구독경제, 모빌리티,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를 주제로 열린 국내 최대 테크 콘퍼런스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 첫날 강연에 참석한 주요 연사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소비자 맞춤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타기팅해 서비스를 내놓으면 소비자들은 돈을 낼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성공 핵심은 ‘끊기지 않는’ 영상 보고 싶은 소비자 간파한 것
현재 190개국 이상에서 1억51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보유한 글로벌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재생)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는 좋은 화질로 끊김 없이 영상을 시청하고 싶은 가입자들을 위해 ‘어댑티브(adaptive) 스트리밍 기술’을 도입했다.
플로랜스 넷플릭스 부사장은 "영상을 30초 단위로 쪼개 인터넷 대역폭이 여유가 있을 때는 고화질로, 여유가 없을 때는 화질을 약간 낮추는 방식으로 동영상 화질을 조정, 가입자들에게 끊김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했다.
첫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스라엘 스타트업 웨이즈 공동창업자 유리 레빈은 아예 소비자의 관점에서 내비게이션을 만든 것을 전 세계 100여개국, 4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비결로 꼽았다. 그는 매일같이 밀리는 도로를 운전하면서 저 앞에 가는 운전자가 알려주는 도로 사정이 궁금해 일반운전자들이 만드는 크라우드 소싱(불특정 다수에게서 정보와 도움을 얻어 문제를 해결) 방식의 내비게이션을 만들었다. 레빈은 "운전자들이 정보를 제공하면서 빈 종이가 그림 모양으로, 지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3년 구글에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인수되며 구글의 모빌리티 사업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유리 레빈 웨이즈 공동창업자가 기조연설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카카오가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카카오모빌리티도 소비자가 원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내비게이션 등 카카오의 다양한 앱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소장은 "카카오택시 수요를 살펴보면 출근시간, 심야시간, 비가 오는 날 등에 사용자가 몰리지만 택시 공급은 다른 시간대와 차이가 없다"며 "카카오택시에 등록한 20만명의 택시기사 이동을 분석해 택시기사 선호도와 사용자를 매칭해 배치하니 배차 성공률이 크게 올라갔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내비를 통해 쌓인 인기 목적지 데이터를 지역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최신 음악·실시간 차트를 제공하던 데서 소비자 맞춤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FLO(플로)’를 개발한 최소정 드림어스컴퍼니 CSO(전략기획그룹장)는 "곡 단위가 아니라 이용자 개인취향에 맞춰 플레이리스트 단위로 서비스한다"고 말했다.
◇ 소비자 요구 뭔지 더 파고들어가야
넷플릭스와 함께 구독경제 무대에 오른 박소령 퍼블리 대표는 소비자 맞춤 구독 모델을 제공하되, 지속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퍼블리는 지식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월 2만1900원을 내면 마케팅·IT(정보기술)·패션·법·회계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쓴 글을 사진·동영상과 함께 볼 수 있다.
박 대표는 "콘텐츠 구독비즈니스 모델의 성공 사례인 넷플릭스를 벤치마킹했지만, 모든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희로애락에 기반한 엔터테인먼트 영상 콘텐츠와 고객의 이해도 수준이 천차만별인 지식 콘텐츠의 성격이 달랐기 때문에 더 세분화된 타기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구독경제로 혁신하라’를 주제로 연사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우 연세대 교수, 켄 플로랜스 넷플릭스 부사장, 박소령 퍼블리 대표, 최소정 드림어스컴퍼니 CSO. /조선비즈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싱가포르 공유 전동 킥보드 스타트업 빔의 앨런 지앙 공동창업자 겸 CEO는 "단거리 이동수단(micro mobility)은 비용이 저렴하고 도시에서도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잠금 해제 시 600원, 1분당 180원식으로 경쟁업체들보다도 가격을 쪼개 책정한 것은 짧은거리에 (킥보드를 탈까 말까 망설이는) 소비자들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어떻게? 에지로!
업계는 이런 니즈를 구현하기 위해서 기술적으로 에지 클라우드(소형 서버)가 필요하다고 했다. 글로벌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업체 아카마이의 렐라 만즈 첨단 기술 글로벌 부사장은 "5G(5세대) 이동통신 등으로 모빌리티 등 수십억개에 달하는 디바이스가 온라인으로 연결된다"며 "이런 방대한 데이터 처리가 지연될 경우 자칫 생사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데이터 체증을 완화할 수 있는 에지 클라우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는 넷플릭스도 140개국 3546개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ISP) 시설에 넷플릭스 서버를 두고, 지역적으로 끊김 없는 영상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가 주최하고 조선비즈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스마트클라우드쇼 2019는 첫날 500여명이 마지막 세션까지 자리를 지키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19일에도 자율주행, 5G, 로봇, 블록체인을 주제로 행사가 열린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